"왜 이래" 전두환에게 5월 단체 분노…"무릎 꿇고 사죄하라"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광주 법정을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과는커녕 "왜 이래"라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자 광주의 5·18 단체가 분노했다.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등 5월 단체 회원들은 11일 오후 전씨의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이 끝나자 광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광주시민을 무참히 학살한 전씨를 재판정에 세우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참고 기다려왔다"며 "전씨가 재판에 출석해 법의 심판을 받을 것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광주시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용서를 빌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39년이 지난 지금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광주시민에게 사죄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한 게 사실이다"며 "그러나 광주시민에 대한 학살을 부정하고 자신의 씻김굿의 제물이라며 오히려 자신이 억울한 희생자라고 망발을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특히 이날 법원 출석 전 "발포 명령 부인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분노했다.
5월 단체들은 "전두환에 대한 역사의 심판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오늘과 같은 역사의 퇴행을 경험하고 있다"며 "오늘의 재판은 단순히 사자명예훼손에 대한 것만이 아니며, 광주학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출발이다"고 강조했다.
또 "광주시민들은 아직도 전두환의 진심 어린 사죄를 기다리고 있다"며 "성숙하고 냉철한 시민의식으로 준엄한 법의 심판을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도중 재판을 마치고 전씨가 탑승한 차량이 법원 정문을 빠져나가자 참석자들은 다른 시민들과 함께 전씨 탑승 차량을 막아 세우며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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