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들이 달콤한 라떼 만들어요'…울산 첫 카페 개소
남구보건소·재활시설·예비사회적기업 힘 합해…"직업 재활의 장 마련"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에서 보건소와 재활시설, 예비사회적기업이 손잡고 정신장애인을 바리스타로 고용한 카페가 최초로 문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울산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남구 무거건강생활지원센터 1층에 울산 최초로 정신장애인 바리스타를 고용한 '히즈빈스 카페'가 12일 개소식을 연다.
이 카페에는 청년 바리스타 지도자 1명과 양극성 장애, 우울증, 조현병 등 만성 정신질환 장애인 7명이 채용돼 일한다.
이 카페를 열기까지 남구보건소와 정신재활시설 등 기관과 단체가 많은 준비를 해왔다.
남구보건소는 정신재활시설인 '새마음 정신문화센터'와 '남구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정신장애인의 직업 재활을 위한 바리스타 양성 프로그램을 2015년부터 운영했다.
직업 재활이란 장애인 스스로 생계유지를 하며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가장 어려운 장애인 재활 프로그램이라고 남구보건소는 설명했다.
2017년에는 새마음 정신문화센터와 남구정신건강복지센터가 '남구 나눔천사기금' 사업에 공모해 사업비를 확보, 정신장애인들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해 현재까지 13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하지만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 등으로 취업 연계는 잘되지 않았다.
남구보건소는 고민 끝이 이들이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일할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할 것을 계획하고, 아예 무거건강생활지원센터 안에 이들이 일할 수 있는 보금자리로 이 카페를 설치했다.
또 행정안전부의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공모 사업에 선정돼 7천900만원의 사업비를 받아 장애인들을 고용할 인건비와 교육비 등을 마련했다.
남구보건소는 카페를 새마음 정신문화센터에 위탁 운영하기로 했다. 센터는 사업 취지가 같고 노하우가 많은 주식회사 '향기내는 사람들'의 '히즈빈스 카페'를 운영 업체로 선정했다.
예비사회적기업인 히즈빈스 카페는 '모든 장애인이 함께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을 만들기'라는 창립 취지를 바탕으로 전국 15개 매장에서 45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고용된 7명의 정신장애인 중 39세가 넘어 청년 일자리 사업에 해당하지 않는 2명은 히즈빈스에서 자체적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바리스타로 채용된 정신장애인들은 카페 업무를 보며 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 심화 교육도 지속해서 받을 예정이다.
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만성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음에도 약을 통해 증상이 조절되는 장애인들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며 "이들이 카페에서 함께 일하며 성취감을 얻고 자존감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카페는 지난달 25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카페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박혜경 남구보건소장은 "정신 재활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생계유지를 위한 취업이 우선돼야 한다"며 "이번 카페 운영은 정신장애인들에게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직업 재활의 장을 제공하는 것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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