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선거 겨냥?…中, 대만 가오슝에 판다 한 쌍 선물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차기 대만 총통선거 후보군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한 한궈위(韓國瑜) 시장의 가오슝(高雄)시에 판다 한 쌍을 선물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슝에 판다 선물이 이뤄지면 이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개선을 나타내는 상징물로서 사랑을 받아온 타이베이(台北) 시립동물원의 판다에 이어 두 번째다.
11일 연합보와 빈과일보에 따르면, 한궈위 가오슝 시장과 판헝쉬(潘恒旭) 관광국장은 지난 9일 중국이 2년 내 판다 한 쌍을 가오슝에 선물할 계획이 있음을 인정했다.
판 국장은 판다 프로젝트팀을 꾸릴 계획이라며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내년에 가오슝에서 판다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다 선물과 한 시장의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의 인정 여부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말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의 텃밭인 가오슝에서 국민당 소속으로 이변을 일으키며 당선된 한 시장은 지난달 하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020년 총통 선거의 잠재후보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다 선물 계획은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중국 13회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2차 회의 대만성대표단전체회의에서 쉬페이(許沛) 인민대표가 가오슝에 판다를 선물하자고 건의한 사실을 중국 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만의 중국담당부서인 대륙위원회는 모든 양안 교류에 정치적 전제만 깔리지 않는다면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한편 가오슝에 판다가 올 것이라는 소식에 시민들은 관광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쪽과 중국의 통일전선 전략이 떠오른다며 우려하는 쪽으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중국은 지난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 방중 당시 중국이 암수 판다 1쌍을 선물한 것을 시작으로 판다 외교를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마잉주(馬英九) 정부가 들어선 2008년 12월 판다 퇀퇀(團團)과 암컷 '위안위안(圓圓)'을 대만에 선물했다.
양안의 '재결합(團圓)'을 뜻하는 이름의 이 판다 부부는 양안관계 개선을 나타내는 상징물로 대만인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2013년 인공수정을 통해 새끼 판다 '위안짜이'(圓仔·암컷)를 낳아 총 3마리가 대만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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