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인도 정치권, 최대 화두는 '합종연횡'
압승 힘든 與·'모디 재집권 저지' 나선 野, 연대에 총력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오는 4∼5월 총선을 앞둔 인도 정가에서 합종연횡 바람이 거세다.
인도 일간 민트 등 현지 매체는 이번 총선에서는 정당 간 연합이 승리의 열쇠로 떠올랐다고 11일 보도했다.
인도에는 집권 인도국민당(BJ)이나 인도국민회의(INC) 등 소수의 전국구 정당 외에도 각 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 정당이 무수히 많다. 2014년 총선에서는 무려 464개의 정당이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이로 인해 정당 간 연대가 선거 승리의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2014년 총선에서는 BJP가 INC를 비롯한 야당이 탄탄한 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덕분에 BJP는 당시 득표율이 31.3%에 그쳤지만, 연방하원 전체 543석 가운데 과반인 282석을 확보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반면 INC는 19.5%의 득표율을 올렸음에도 전체 의석 가운데 8.1%인 44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정당 간 연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분위기다.
BJP에 대한 지지세가 5년 전보다 약해진 데다 '야당 분열=여당 낙승'이라는 공식을 절감한 야권이 연대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12월 중·북부 '텃밭' 주의회 선거에서 참패한 BJP가 다른 지역 정당에 손을 내밀었다.
전통적으로 약세 지역인 남부 타밀나두주에서는 집권당인 AIADMK와 전격 연대를 선언했다.
타밀나두의 연방의회 의석은 총 39석으로 이 가운데 AIADMK는 37석을 갖고 있다. 1석밖에 없는 BJP로서는 남부 지역을 넘어 총선 판도 전반에서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BJP는 아울러 서부 마하라슈트라에서는 한때 서로 등을 돌렸던 극우 민족주의 성향 시브세나와 다시 손을 잡았다. 마하라슈트라는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가 자리 잡은 곳으로 인도 내에서 가장 부유한 주로 꼽히는 전략 지역이다.
BJP와 시브세나는 2014년 총선에서 주 연방하원 의석 48석 가운데 각각 22석과 18석을 차지했다.
BJP는 아울러 오디샤, 비하르 등 북동부 여러 주에서도 지역 정당과 연대를 통한 지지세 확산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야권도 비슷한 분위기다.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으며 연방하원 의석수만 80석에 달하는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전통적인 라이벌 지역 정당인 바후잔사마지당(BSP)과 사마지와디당(SP)이 '적과 동침'을 선언했다.
이를 통해 2014년 71석을 싹쓸이한 BJP의 독주를 막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INC마저 야권 연대에 가담하면 BJP의 이번 총선 우타르프라데시주 의석수는 30석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야권이 다시 분열하면 BJP의 의석수는 2014년처럼 70석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타르프라데시가 이번 총선의 핵심 승부처인 셈이다.
야권은 또 웨스트벵골주의 마마타 바네르지 주총리를 중심으로도 야당 연대 움직임을 보인다.
텔루구데삼 당 소속의 찬드라바부 나이두 안드라프라데시 주총리, 2015년 델리 주의회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BJP를 이긴 보통사람당(AAP) 소속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 등도 '모디 총리 재집권 저지'라는 깃발 아래 연대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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