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천명 숨진 동일본대지진 8년…日 곳곳 추모의 묵념(종합)
행불 2천533명·재난관련사 3천701명…5만2천명 가설주택 생활
日 정부·시민들, 추도식…재난 교훈 '기억하자' 움직임 활발
피난 지시 해제돼도 방사능 우려에 주민들 대다수 귀향 안 해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지 8년째 되는 날인 11일 일본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국립극장에서 아베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동일본대지진 희생자 추도식을 열었다.
행사 참석자들은 당시 지진 발생 시각인 오후 2시 46분에 맞춰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추도사에서 "피해자의 생활 재건을 지원, 부흥에 속도를 내겠다"며 "재난을 줄이고 방지하는 대책을 개선해 앞으로 3년간 집중해 국토 강인화(强靭化)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추도식에는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왕자 부부도 참석했다.
대지진 당시 피난 중이던 162명이 지진해일(쓰나미)에 휩쓸려 숨진 가마이시(釜石)시 '우노스마이 지구 방재센터' 터에서도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곳에는 '가마이시 기원의 공원'이 조성 중인데, 이날 '재난에서 목숨을 지키기 위한 교훈'을 새긴 비석이 먼저 제막됐다.
인근에 있는 '생명을 잇는 미래관'은 오는 23일 개관에 앞서 이날 하루 일반에 공개됐다. 대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기억하자는 뜻에서 만들어진 시설이다.
대규모 피해지역 중 한 곳인 미야기(宮城)현 게센누마(氣仙沼)시의 고요(向洋) 고등학교 구(舊) 교사에는 전날 '동일본 대지진 잔해 계승관'이 문을 열었다.
학교 건물 내에는 쓰나미로 인해 떠밀려온 차량이 뒤집혀 있는 등 대지진 당시의 피해 상황이 그대로 남아있는데, 대지진의 기억을 계승하자는 뜻에서 기념관을 연 것이다.
당시 대지진으로 200여명이 희생된 미야기(宮城)현 이시노마키(石卷)시에선 희생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위령비 제막식이 열렸다.
동일본대지진은 미야기현 오시카(牡鹿)반도 동남쪽 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지진이다. 비극이 시작된 시간은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이었다.
대지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3월 1일 기준 1만5천897명이나 되며 2천533명이 행방불명 상태다.
대지진 후 피난 생활 중 몸 상태가 악화해 숨지거나 자살을 한 '재난관련사'도 3천701명이나 된다.
대지진 후 일본 정부는 피해지역의 복구와 부흥에 힘을 쏟아왔지만, 여전히 많은 주민은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생활하고 있다. 가설 주택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5만1천778명이나 된다.
타향 생활이 장기화한 것은 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탓이 크다.
일본 정부는 원전 사고 후 내렸던 피난 지시를 하나씩 해제했지만, 방사능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주민들은 좀처럼 귀향을 하지 않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의 집계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나미에마치(浪江町)와 도미오카마치(富岡町)는 2017년 피난 지시가 해제됐지만, 각각 주민의 6.1%와 9.3%만 고향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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