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 김정은 다시 만날 준비 돼 있다고 했다"
"北, 입장 재고한 뒤 다시 돌아와 '빅딜' 이야기해야"
"국익 위해선 '실패한 회담' 평가도 감수…미중협상에도 적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합의가 결렬돼 회담장을 나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전했다.
볼턴 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그 당시 한 일은 논의의 장으로부터 우호적인 태도로 걸어 나온 것이었다. 그는 김정은을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이어 "아직 날짜 같은 것은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도 "북한이 돌아가 그들의 입장에 대해 재고한 뒤 다시 돌아와 '빅 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하는 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내비치면서도 이를 위해선 '하노이 핵 담판'에서 미국이 밝힌 일괄타결식 빅딜에 대한 수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북측의 비핵화 결단을 거듭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볼턴 보좌관은 "나는 진짜로 회담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정확히 올바른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고, 북한은 부분적인 딜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알다시피 대통령은 과거 행정부들이 한 것과 똑같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지난해 6·12 싱가포르 합의로 돌아가 빅딜, 즉 북한이 완전하게 비핵화를 한다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북한 주민들을 위한 매우 밝은 경제적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역설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여러 차례 오갔고, 이야기가 계속되면서 그들은 각자의 견해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볼턴 보좌관은 '하노이 정상회담 사례가 중국에 교훈이 될 수 있는 측면이 있느냐'는 질문에 협상 타결에 매달려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합의를 보지는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든 중국과의 무역협상이든 러시아와의 군축 협상이든 그 어느 다른 나라와의 협상이든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노이 회담 전에 나왔던 모든 언론의 추측과 달리 그는 합의에 목매지 않는다는 게 드러났다"며 "그는 미국의 국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하노이 정상회담을 실패로 규정하는 것조차 감수했다. 우리의 국익에 맞지 않은 조건을 수용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와 중요한 협상을 하는 다른 나라들을 위한 메시지"라며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워싱턴DC에서 추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정상회담 날짜가 잡히지 않았지만, 그 후 머지않아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좀 더 대화해 보고 추가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산음동 미사일 단지에서 활동이 늘었다는 보도가 있는데 북한이 실험을 재개했다고 보는가' 라는 질문에 "나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만으로 진짜로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상업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뿐 만 아니라 "우리에게는 그들(북한)이 하는 것에 대해 파악할 많은 다른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북한이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명백히 말했다"면서 "나는 우리가 (북한의 활동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전에 모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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