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영건' 김대원, 김학범호 소집 앞두고 '원더골'로 존재감
승격·FA컵 우승 등 경험하며 성장…"팀의 영광 이어나가고 싶어"
(대구=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9시즌 프로축구 K리그1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초반 경기력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돌풍을 일으키는 대구FC의 중심엔 두 외국인 공격수의 화력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16골 14도움을 합작하고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도 맹활약해 우승에 앞장선 '브라질 듀오' 세징야(30)와 에드가(32)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공격 삼각편대를 지키는 '젊은 피' 김대원(22)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보인고를 졸업하고 2016년 대구 유니폼을 입은 김대원은 대구의 역사를 함께 한 선수다.
1부리그 승격과 잔류, 지난해 FA컵 우승,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데뷔, 새 구장 시대까지.
대구의 역사엔 그가 있었다.
9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치른 새 전용구장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에드가의 첫 골로 팀이 리드하던 후반 39분 김대원은 세징야의 왼쪽 코너킥을 받은 뒤 수비수 두 명 사이로 재빠르게 빙글 돌아 때린 오른발 슛으로 골 그물을 흔들어 2-0 완승의 주역이 됐다.
남다른 당돌함과 골에 대한 집념이 빚어낸 결과였다.
전반전 비디오판독(VAR)을 통한 오프사이드 선언으로 전용구장 '개장 골'이 인정되지 않자 "화가 나서 한 골 넣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제 맘대로 한 번 해봤다"고 한 게 '원더골'로 이어졌다.
물론 욕심만으로 골이 나오는 건 아니다.
세징야에게 볼을 돌려주려다 직접 때려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적인 판단력, 수비수를 절묘하게 따돌린 뒤 강한 슈팅으로 연결한 배짱과 골 결정력 등이 모두 발휘됐다.
K리그 공식 프로필상 171㎝로 키가 크진 않지만, 기술과 골 결정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지난해 리그 23경기에 나서서 3골 5도움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이후 최고 성적을 남겼다. FA컵에서도 결승 2차전 첫 골 등으로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팀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한다는 자부심으로 뭉친 그는 올해도 한 뼘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김대원은 "팀의 역사를 같이 쓰는 게 자랑스럽다. 특히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서며 자신감이 더 붙어 경기를 치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팀이 이뤄가고 있는 것들이 영광스럽고, 이어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2019년은 김대원의 축구 인생에 다른 '새 역사'가 많이 추가될 수 있는 해다.
AFC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이미 치렀고, 최근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2020 도쿄올림픽 1차 예선인 AFC U-23 챔피언십 예선 출전을 앞두고 있다.
새 구장을 방문한 김학범 감독이 보는 앞에서 감탄할 만한 골로 강한 인상을 남긴 그가 태극마크를 달고도 활약을 이어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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