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정상 복귀한 '만수' 유재학…한국농구 기록제조기
프로농구 단일팀 최장수 감독으로 최다 경기·최다 승·최다 우승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농구 2018-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미디어데이에 나선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은 "3년을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더라"고 했다.
마치 '쉴 만큼 쉬었으니 이제 다시 한번 우승 좀 해볼까' 하며 기지개라도 켜듯 유 감독은 가뿐히 정규리그 우승컵 하나를 더 추가하며 4년 만에 우승팀 감독으로 복귀했다.
9일 현대모비스의 정규리그 우승을 지휘한 유 감독은 한국농구 대표적인 '명장'이다.
프로농구 여러 최초, 최고, 최다기록이 유 감독의 몫이다.
'선수 유재학'도 최고였다.
천재 포인트 가드로 불렸던 유 감독은 경복고와 연세대를 거쳐 기아자동차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89년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고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그러나 무릎 부상이 악화하며 28살에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마감해야 했다.
성공한 선수는 감독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이 있지만 '감독 유재학'의 성적은 선수 시절보다 화려했다.
연세대 코치를 거쳐 당시 역대 최연소인 35살에 1998년 대우증권(현 전자랜드) 감독에 올랐고, 2004년 현대모비스에 정착해 본격적으로 감독 경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유 감독 부임 이후 현대모비스는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이번까지 6번 제패하고,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다섯 차례 차지했다. 2012-2013, 2013-2014, 2014-2015시즌까지 챔피언전 3연패였다.
감독상도 네 차례 받았다.
현대모비스와 영광을 함께 하면서 유 감독이 써 내려간 기록도 적지 않다.
현대모비스에서만 15년을 보낸 유 감독은 KBL 단일구단 최장수 감독이다. 2005∼2018년 프로축구 전북 현대를 이끈 최강희 전 감독보다도 긴 기간이다.
유 감독보다 경기와 우승 횟수가 많은 감독도 없다.
프로농구 통산 첫 1,000경기 출전과 정규리그 500승, 600승 고지도 유 감독이 가장 먼저, 그리고 유일하게 밟았다. 유 감독의 정규리그 승수는 640승으로 늘었다. 플레이오프 승수(51승)도 단연 최다다.
소속팀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유 감독은 국가대표팀 사령탑에도 올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농구에 12년 만의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화려한 성적이 증명하듯 유 감독의 지도력을 정평이 나 있다.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해 '만 가지 수를 갖고 있다'는 뜻에서 '만수'라는 별명도 붙었다.
경기 중 선수에게 꿀밤을 때려 징계를 받는 듯 때로는 거친 언행으로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으나 흔들림 없는 리더십과 결과로 논란을 이겨냈다.
지난 세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서 무릎을 꿇었던 유 감독은 이번 시즌 라건아의 합류와 함께 4년 만에 트로피를 추가하며 명장의 건재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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