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EU에 "중국 문제에서 정책성 독립성 유지해야" 주문

입력 2019-03-09 11:16
왕이, EU에 "중국 문제에서 정책성 독립성 유지해야" 주문

대중국 정책서 EU·미국의 공조 가능성 차단용 발언 해석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유럽연합(EU)에 대해 중국 문제에 있어 미국을 의식하지 말고 '정책적 독립성'을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베이징(北京)에서 진행 중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한 왕 외교부장은 8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왕 외교부장은 "EU는 세계의 주요 열강의 하나로서 자신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에서 출발한다고 믿는다"면서 "우리는 EU가 (중국 문제에서) 정책적 독립성, 안정성과 적극성을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과 EU가 때때로 상호 간여하고 영향을 미쳤다면서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왕 외교부장은 EU 문제에 대해 발언하면서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화웨이 사태와 무역분쟁 등에 있어서 EU가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할 가능성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드러낸 것이라고 SCMP는 해석했다.

왕 외교부장의 EU 관련 발언은 이탈리아의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EU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EU는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의 IT 기업들이 안보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지는 않고 있다.

미국은 기밀 유출 가능성을 경고하며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미국시장 진출을 금지한 데 이어 EU에 대해서도 같은 조처를 하도록 설득하고 있는 상태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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