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2년 만에 임원제 부활…'책임리더' 직급 신설

입력 2019-03-10 08:01
네이버, 2년 만에 임원제 부활…'책임리더' 직급 신설

2017년 '수평소통 지향' 임원제 폐지…회사 덩치 커지며 중간 관리자 필요성 대두

주요 임직원 637명에 '주가 1.5배 상승시 행사 가능' 스톡옵션 부여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네이버가 임원 제도를 폐지한 지 2년 만에 부활시켰다.

네이버는 '책임리더' 직급을 신설하고 본사 및 계열사에서 68명을 선임했다고 10일 밝혔다.

책임리더는 리더와 대표급(C-레벨) 사이에 신설되는 중간 관리자급 직책으로, 비등기 임원의 지위를 갖는다.

이들은 해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보유 주식에 대한 공시 의무도 갖는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1월 상법상의 필수 임원(등기이사·사외이사) 7명을 제외한 임원 직급을 전격적으로 폐지했다.

이는 빠르고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네이버에서 공식 직함이 소통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 아래 능력 중심의 업무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명목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비등기 임원 30여명은 모두 임원직에서 물러나 '정규 직원'으로 직급이 바뀌었다.

대신 각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직원에게 '리더'라는 지위를 상황에 맞게 부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회사가 동영상과 핀테크, 상거래, 로보틱스 등으로 사업을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직원 숫자도 많이 늘어나는 등 회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임원급 중간 관리자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각 사업 부문의 독립성을 인정해주고 향후 분사까지 염두에 둔 CIC(Company in Company·사내독립기업)가 점점 늘면서 책임리더 직급을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CIC 대표를 보좌할 중간 관리자급 직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지속 성장을 위해선 사업을 이끌어 나갈 창업가형 리더가 발굴될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에는 검색·인공지능(AI)과 사용자생산콘텐츠(UGC) 등 총 7개의 CIC가 있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임원 및 주요 인재 637명에게 총 83만7천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다.

한성숙 대표에게는 2만주, 최인혁 COO에게는 1만주를 각각 주고, 나머지 635명에게 80만7천주를 각각 나눠준다.

이 스톡옵션은 3년이 지난 후 시점부터 10일 연속으로 지난달 27일 기준 주가(12만8천900원)의 약 1.5배인 19만2천원을 기록한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달려 있다.

회사 측은 "파운더십(창업가 정신)이 있는 리더들에게는 확실한 도전의식을 갖게 해주는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2천833명(1년 이상 근속 대상)에게는 총 42만6천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다.

네이버의 이런 임직원 보상 계획은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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