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트로트 제작자 변신…"다음달 오디션 시작"
1집 '랏츠 오브 러브' 쇼케이스, 신곡 부족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후배들이 '제2의 홍진영'이 되고 싶다고 하는 거요? 제가 허투루 살지 않았구나 싶어서 기분 좋죠."
가수 홍진영(34)이 제작자로 변신해 다음 달 트로트 오디션을 개최한다. 홍진영은 8일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열린 정규 1집 '랏츠 오브 러브'(Lots of Love) 쇼케이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회는 개그맨 김영철이 맡았다.
홍진영은 "트로트 장르가 신인에겐 도전하기에 열악한 환경이다. 어디서 배울지, 오디션은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다"며 "제가 그 기회를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홍진영의 남동생을 찾습니다' 오디션을 연다. 1등 한 친구를 현장에 데리고 다니며 100% 가르치겠다. 12~14화 정도 생각하는데, 오디션부터 데뷔 무대를 치르기까지가 시즌1이다"며 "TV 프로그램으로 만들자는 제안도 받았지만, 제 생각대로 편안하게 만들고 싶어서 직접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1은 남성만 대상으로 한다. 여성의 경우 현재 방영 중인 TV조선 '미스트롯'과 콘셉트가 겹치는 만큼, 내년 시즌2 때 제작할 계획이다.
새 앨범 '랏츠 오브 러브' 제작 과정에 대해선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으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야심 차게 준비했다는 설명에 견줘 앨범 구성은 단출하다. 전체 13곡 가운데 신곡은 타이틀곡 '오늘 밤에'와 수록곡 '스며드나, 봄', '눈물비' 등 3곡이 전부다. 정규앨범이라기보다 리패키지 앨범이나 베스트 앨범에 가까운 구성인 셈이다. 신곡을 기다린 팬들에겐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다.
홍진영은 "트로트는 한 곡을 띄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1년에 한 번씩만 디지털 싱글이나 미니앨범을 냈다. 그래서 정규앨범을 준비할 거란 생각을 못 했다"며 "기존 노래 중에 (음악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던 노래도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오늘 밤에'는 '사랑의 배터리'를 만든 조영수 작곡가와 손잡고 작업했다. 복고적인 디스코 멜로디가 흥을 돋운다.
2007년 걸그룹 스완으로 데뷔해 2009년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지 어느덧 10년. 홍진영은 그동안 인기 가수이자 작곡가, 사랑받는 예능인이라는 정체성을 쌓아 올렸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지나갔네요. 앞만 보고 달렸어요. 신인 때는 외로웠어요. 세게 보이려고 오버(과장)하기도 했죠. 변곡점은 MBC '라디오스타'에 처음 나갔을 때였어요. 그때부터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한 걸음씩 나갔어요. 연예인이 아니라 동네 언니, 딸이 되고 싶었죠. 이후로 편하게 솔직하게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레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돌이켜보니 참 열심히 살았다 싶어요."
10년 뒤 어떤 삶을 살 것 같냐는 질문에 홍진영은 여러 가능성을 펼쳐놨다.
"10년 뒤엔 주부가 돼 있을지도 몰라요. 아직 결혼 계획은 없지만 한 남자의 아내일 수도, 화려한 싱글일 수도 있죠. 하지만 결혼해도 일은 할 거예요. 저는 계획한 대로 살기 때문에 10년 뒤 계획도 짜놨어요. (웃음)"
홍진영은 오는 10일 SBS '인기가요'에서 '오늘 밤에' 무대를 공개한다. 한편, 이날 쇼케이스 현장에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 함께 출연했던 친언니 홍선영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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