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위터 외교' 따라 하는 참모들…볼턴도 동참
NYT "트럼프 트윗은 더 강력하고 더 즉흥적"
"트위터가 정책 결정 과정 대신해선 안 돼" 반론도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외교'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참모진도 동참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NYT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150건 이상의 트윗을 올리며 궁지에 몰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국외 망명과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에 대한 지지를 촉구했다.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중동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2017년 말 이후 팔레스타인 지도자와 논쟁을 벌이거나 그를 비난하기 위해 트위터를 수십 차례 사용했다.
이 외에도 리처드 그레넬 주독일 미국대사와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대사 등 다른 외교 관리들도 트위터를 공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정기적으로 베네수엘라에 관한 트윗을 올리고,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쿠바를 함께 비난했다.
이처럼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처럼 트위터를 애용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가짜뉴스'라고 깎아내리는 기성 매체를 건너뛰고 대통령의 어젠다를 직접 홍보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트위터 외교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말만 번드르르할 뿐 정책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은 "가끔 트위터가 정책을 발표하는 곳이 아닌 정책을 만드는 곳처럼 보일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위터를 외교 도구로 사용하는 데 선구적이었던 맥폴은 "예전의 정책 결정 방식이 작동되지 않는 것 같다"며 "트위터가 그것(이전의 정책 결정 과정)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NYT는 또 참모들도 트위터를 애용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더욱 강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례로 볼턴 보좌관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베네수엘라를 향해 매일같이 위협적인 트윗을 퍼붓고 있지만, 마두로 정권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no-holds-barred) 트윗 스타일과 가장 많이 닮았다는 그린블랫의 트윗 역시 팔레스타인과 갈라진 틈을 메우거나 평화의 토대를 쌓는 등 실질적인 일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참모들보다 좀 더 즉흥적이라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이용하는 것을 본 두 명의 소식통은 NYT에 그가 "이것 봐"라고 말하며 트윗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올리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반면 볼턴 보좌관과 그린블랫 특사는 트윗을 올리기 전에 신중히 생각한다고 한다.
트럼프 정부의 한 관리는 베네수엘라 사태에 대한 볼턴의 트윗이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전략적이고 전술적이며 목적 지향적"인 계획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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