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예방효과 없다' 일, '모유수유 지상주의' 제동
정부 '수유·이유 지침'개정, '분유혼용해도 비만 차이없다'명기키로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정부가 최근 모유수유 효과에 대한 맹신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후생노동성은 아기 수유에 관한 정부지침에 모유에 알레르기 예방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명기하기로 했다. 또 모유와 함께 분유를 병용하더라도 아기의 비만위험이 커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밝히기로 했다.
모유수유의 장점이 지나치게 강조돼 엄마를 포함한 육아 담당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 잘못된 속설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후생노동성 '수유 및 이유 지원 가이드' 개정연구회는 8일 열린 회의에서 이런 내용으로 지침을 개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이 지침은 산과(産科) 관련 시설과 보건사들에게 아기영양에 관한 기본 가이드 역할을 하며 모자보건수첩에 반영된다. 지침 개정은 2007년 이래 12년만이다.
새 지침에는 아기에게 모유만 먹이는 것과 분유를 병용하는 혼합영양식 사이에 비만발병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명기한다. 모유에 소아기 알레르기 질환 예방효과가 없다는 사실도 반영한다. 모유육아를 추진하되 "분유를 조금이라도 먹이면 비만이 된다"는 등의 오해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수유에 관한 불안이 클 경우 산후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전문적인 접근을 하도록 권장한다. 개정안에는 인터넷 등에서 모유가 거래되는 현실을 감안해 "모유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으며 필요에 따라 육아용 우유 사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유수유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2007년에 마련한 현행 지침에 지원방법을 명시하는 등 모유수유를 권장해 왔다.
이에 따라 생후 3개월 신생아의 모유수유비율이 2015년 후생노동성 조사에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서는 등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분유 등과 혼합영양식을 하는 부모의 90% 가까이가 엄마 젖이 나오지 않는다거나 체중 등 아기발육상황이 좋지 않아 고민이라고 응답했다.
후생노동성 연구반도 작년에 "모유를 먹이면 알레르기나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정보가 퍼지는 바람 분유에 대한 편향된 지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최신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모유의 효과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후생노동성 연구회 멤버인 시미즈 도시아키(?水俊明) 준텐도(順天堂)대학 교수는 "모유의 효과에 관한 정보에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잘못된 수유지도는 엄마를 고민스럽게 만들어 수유불안에 빠뜨릴 위험이 있는 만큼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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