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 재무장관 "중국제조 2025는 세금 낭비"

입력 2019-03-08 14:23
中 전 재무장관 "중국제조 2025는 세금 낭비"

"'천인(千人)계획' 과도한 선전, 美 의심 불러" 비판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 대해 중국의 전 재무장관이 세금 낭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재정부 부장(장관)은 전날 중국공산당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중국제조 2025'는 오는 2025년까지 의료·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우주, 반도체 등 10개 첨단제조업 분야를 육성한다는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정책이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상징하는 이 정책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정부의 부당한 보조금 지급 등을 막기 위해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러우 전 부장은 "중국제조 2025의 부정적인 측면은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했다는 것"이라며 "중국제조 2025는 말만 요란했지, 실제로 이룬 것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첨단산업의 발전을 원했겠지만, 이러한 산업들은 너무나 변화가 빨라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원은 시장에 의해 배분돼야 하며, 정부는 시장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놔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우 전 부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 재정부 부장을 지냈으며, 개혁주의적 성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날 정협에서는 중국의 해외 고급 인재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千人計劃)의 과도한 선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의학 전문가인 웨이잉제는 "지난 수년간 천인계획에 대한 선전은 적절히 통제되지 못하고 과도하게 이뤄졌다"며 "그 결과 미국은 아무 근거 없이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지식재산권이나 국가기밀을 훔치려고 한다는 혐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이러한 극단적인 조치로 인해 중국의 천인계획은 더는 지속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며 "(미국 정부의) 부당한 의심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천인계획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해외 고급 인재를 유치해 중국의 첨단 과학기술을 육성하기 위한 천인계획 프로그램을 지난 2008년부터 시작했으며, 이후 7천여 명의 해외 과학자를 중국으로 데려왔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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