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 조치 북한산 석탄 위장반입 끊이지 않는 이유는?
시세차익 노린 범행…대북제재 후 북한산 석탄 가격 급감
제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값싼 북한산 석탄 수요도 한몫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금수 조치 된 북한산 석탄이 수입업체를 통해 국내로 위장 반입된 뒤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본부세관은 2017년 5월과 2018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중국에서 수출 통관한 시가 21억원 상당 북한산 무연탄을 중국산이나 베트남산으로 둔갑시켜 수입한 일당이 적발했다.
세관은 올해 1월에도 시가 2억원 상당 북한산 석탄 1천590t을 중국산으로 위장해 불법 반입한 수입업체 대표 등 3명을 대외무역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 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8일 부산본부세관에 따르면 북한산 무연탄 위장 반입 수입업체들은 모두 시세차익을 노렸다.
즉 이들 범행 동기는 경제적 이유에 있다.
북한은 세계적인 석탄 보유국이다.
매장량은 러시아, 중국, 우크라이나, 베트남에 이어 세계 5위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북제재 이후 북한산 석탄 거래가 금지되자 석탄 국제 시세가 올랐다.
반면에 거래가 금지된 북한산 석탄은 시세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관은 대북제재 이후 북한산 석탄이 중국산보다 30%가량 거래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북한산 석탄을 원산지를 속여 국내로 반입하면 매매차익이 크기 때문에 불법 반입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세관은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관세청이 조사한 66억원 상당 북한산 석탄·선철 3만 5천38t을 반입한 수입업체도 이처럼 시세차익을 노리고 범행했다.
석탄은 맨눈으로 원산지 구별이 힘들다.
서류 조작 등을 통해 북한산으로 속여 위장 반입하기가 용이한 품목이다.
세관 관계자는 "북한산 물품이 불법 반입되지 않도록 우범 정보 수집을 활성화하고, 원산지 증명서 검사나 선박·화물에 대한 검색 및 검사를 강화하여 혐의점이 발견될 경우 즉시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부산항 관계자에 따르면 시세차익을 노린 단순 탈법행위로 볼 수도 있지만, 값싼 북한산 무연탄 국내 수요가 많다는 점도 위장 반입이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위장 반입된 북한산 석탄이 대형발전소에 공급된 사례가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제강업체 상당수가 값싼 북한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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