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서승재-채유정 "왼손잡이 연상연하의 장점?"

입력 2019-03-08 07:33
배드민턴 서승재-채유정 "왼손잡이 연상연하의 장점?"

2주 연속 우승…혼합복식 세계랭킹 7위로



(버밍엄=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둘 다 왼손을 쓰는 게 흔치는 않죠."

배드민턴 혼합복식 국가대표 서승재(21·원광대)-채유정(24·삼성전기)은 모두 왼손으로 라켓을 쥔다.

흔치 않은 조합이다. 이들은 올해 들어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왼손잡이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의 아레나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현장에서 만난 서승재-채유정은 "왼손잡이 두 명이 만나면 약점이 드러나서 안 된다는 시선이 많지만, 플러스 요인도 많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채유정은 "상대 선수들에게는 오른손잡이 선수들과 많이 경기하면서 쌓인 습관들이 있다. 중요할 때 그런 습관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왼손잡이인 우리에게는 플러스가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왼손잡이 조의 약점을 보완해야겠지만, 이득이 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승재-채유정은 스페인 마스터스와 독일 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하면서 미래 에이스로 기대를 받았다.

세계랭킹 19위에서 2019년을 시작한 이들은 현재 세계랭킹 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전영오픈 첫날인 6일 32강전에서 세계랭킹 17위 뤼카이-천뤼(중국)에게 0-2(18-21 18-21)로 패하면서 3주 연속 우승에는 실패했다.

서승재는 "큰 대회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몸이 잘 안 따라줬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랭킹이 올라가면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졌다. 2주 연속 우승을 했을 때는 한 경기 한 경기 잘하자는 생각으로 집중이 잘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처음 호흡을 맞췄다. 그전까지 서승재는 김하나(30·삼성전기)와, 채유정은 최솔규(24·요넥스)와 짝을 이뤘다.

파트너 교체는 좋은 전환점이 됐다.

서승재-채유정은 혼합복식조를 결성한 이후 두 번째로 출전한 대회 호주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덴마크 오픈 동메달, 프랑스 오픈 은메달, 중국 오픈 은메달 등으로 상승세를 탔다.

채유정은 "원래 파트너와도 좋았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헤어지게 됐다. 그래서 간절함이 컸다. 좋은 결과에 목이 말랐다"며 서승재와 짝을 이루자마자 좋은 성적을 낸 비결을 이야기했다.

채유정은 동생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코트에서 나이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다독일 때 '누나인 척'은 한다. 그러나 평소에는 선후배 다 내려놓고 제가 승재에게 의지하면서 경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승재는 저를 누나로 안 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서승재는 "누나는 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편하게 해주시고, 제가 편하게 말을 해도 다 수용해 주신다"며 "누나 같지만 친구 같다"고 인정했다. 이어 "편하지만 그래도 선은 지킨다"고 강조했다.

서승재-채유정은 올해 더 많이 성장하겠다고 다짐한다.

채유정은 "랭킹은 많이 올랐지만, 우리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한 대회, 한 대회 배우자는 자세로 간절하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승재는 "작은 대회에서는 우승했지만, 큰 대회에서는 못 했다. 큰 대회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채유정도 "같은 생각"이라며 "그리고 이왕이면 2020 도쿄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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