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무슨 죄"…"'IS 2세' 빨리 송환해야" 가족들 호소

입력 2019-03-07 18:47
"아이들이 무슨 죄"…"'IS 2세' 빨리 송환해야" 가족들 호소

30개국 출신 2천300명…인권단체 "자발적 가담자 부모와는 달라"

CNN "부모 숨진 고아도 다수…'IS 고아', 출신국 책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외국인의 어린 자녀를 속히 송환해야 한다는 출신국 가족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테러조직에 자의로 가담한 부모의 귀국을 허용할지는 심각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그들의 무고한 아이들을 가혹한 환경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는 5일(미국동부 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릴에 사는 마닝케다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마닝케다 부부의 딸 줄리는 6년 전 20세 때 이슬람으로 개종한 후 독일 유학 시절 만난 무슬림 용접기술자와 결혼했다.



사위가 독일 당국의 감시 리스트에 오른 극단주의자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된 마닝케다 부부는 딸을 찾아가 상의하려 했지만 사위는 그 직전 2014년 11월 줄리와 젖먹이 아들을 데리고 시리아로 건너가 IS에 합류했다.

줄리는 시리아에서 자녀 둘을 더 낳았다. 아이들은 현재 5세, 3세, 1세다.

줄리는 강압적 남편과 몇달 전 결국 이혼했지만, 모국의 부모와 재회하지 못하고 지난달 시리아 동부에서 숨졌다.

엄마를 잃은 마닝케다 부부의 손자 셋은 쿠르드 세력이 관리하는 시리아 북동부의 난민 캠프에 수용됐다.

줄리의 어머니 리디에(60)는 "우리는 딸애를 잃었고, 그 애가 우리에게 남긴 건 손자들뿐"이라며, "게다가 그 아이들은 프랑스인"이라고 강조했다.

아버지 파트리스(60)도 "비행기를 보내서 아이들을 태워 오기만 하면 된다"면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허락만 하면 된다"고 호소했다.



6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미국 매체 CNN도 시리아에서 고아가 된 손자를 기다리는 프랑스 리옹의 어머니를 다루며 "'IS 고아'는 출신국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의 캠프에 수용된 아동은 30개국에 걸쳐 약 2천250명에 이른다. IS 진영에서 투항자가 쏟아지며 이 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프랑스 출신 IS 가담자의 미성년 자녀는 7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2014년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점령지에 체류한 프랑스 국적 아동은 약 550명으로 집계됐으며 84명은 이미 귀국했다.



영국 인권단체 '리프리브' 미국지부의 에릭 루이스 의장은 6일(런던 현지시간) 인터넷 매체 인디펜던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IS 가담자의 처리 방안과 별개로 아이들을 신속히 송환하라고 미국 정부에 촉구했다.

기고문에서 소개된 미국인 기술자 바시르 시크데르는 4년 전 아내가 '납치'해 시리아로 데려간 두 아이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시크데르의 아내 역시 시리아 동부에서 공습으로 숨졌다.

루이스 의장은 "이 무고한 아이들은 어머니에 이끌려 거기 갔을 뿐"이라면서 "정부는 이들을 집에 데리고 와야 한다"고 썼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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