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파 35명 조폭 일망타진한 형사 특진…경찰청장 이례적 임용식

입력 2019-03-07 15:55
수정 2019-03-07 16:45
7개파 35명 조폭 일망타진한 형사 특진…경찰청장 이례적 임용식

민갑룡 경찰청장, 8일 광주 방문해 계급장 달아줄 예정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이놈이 어디서 머리를 굴려, 너는 자수하지 말아라. 내가 잡으러 간다."

광주에서 원정보복전을 벌인 수도권 조직폭력배들과 이 사건에 연루된 광주 조폭들 35명을 경찰이 일망타진했다.

관련 조폭 34명을 검거하고 마지막 남은 1명의 자수를 권유하던 형사는 "불구속 수사를 약속하면 자수하겠다"는 조폭의 말에 검거를 공언했고, 결국 약속을 지켰다.

이 형사는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 이광행(50) 경위.

그는 경찰청 수시 특별승진해 경감 계급장을 달게 됐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8시께 시작됐다.

전날 광주 조폭들에게 술자리에서 폭행당한 인천 조폭이 광주에서 보복하기 위해 수도권 조직원들을 불러모아 6개 조직 27명의 수도권 조폭이 광주에 집결했다.

첩보를 입수한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들은 휴일 비상 소집해 출동, 현장에서 12명의 조폭을 붙잡았다.

조폭 조직간 충돌사건은 미리 정보를 입수해 예방했지만, 사건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달아난 23명의 수도권 조폭과 광주 조폭 검거 작전에 나섰다.

광역수사대 등과 전담팀을 꾸린 북부경찰서 강력 2팀은 나머지 조폭을 하나둘씩 잡아들여 구속하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휴일에도 잠복수사를 이어간 1개월여간의 수사 끝에 35명 중 34명을 붙잡아 27명을 구속했다.

대부분 조폭을 검거한 북부경찰서 강력 2팀은 35명 수사 대상자 중 33명을 붙잡아 전담팀이 해체됐지만, 일선 경찰서에 복귀하고서도 사건을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사건의 담당 형사인 이광행 경위는 마지막 1명의 조폭을 붙잡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다.

마지막 남은 인천 조폭은 자신이 집행유예 기간임에도 '불구속 수사'를 약속하지 않으면 자수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이에 이 형사는 "직접 잡으러 가겠다"고 공언하고 올해 새해 첫날 곧장 인천으로 향했다.

마지막 조폭은 만만치 않았다.

경찰 추적에 한발 앞서 자신의 몸 만한 보따리 짐을 짊어지고 잠적해버리기 일쑤였다.

10박 11일 동안의 잠복수사를 이어가던 이 경위는 국밥집에서 테이저건을 겨누고 마지막 조폭을 검거하고 "내가 잡으러 온다고 했지"를 외쳤다.

이번 사건으로 북부경찰서 형사들은 경찰청장 표창을 2개나 받았다.

특히 이번 사건 담당 형사인 이 경위는 경감으로 특별승진까지 한다.

오는 8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직접 광주를 방문, 형사들을 격려하고 이 경위에게 경감 계급장을 달아줄 예정이다.

경찰청장이 본청으로 특진 직원을 직접 불러 임용식을 열어주는 사례는 다수 있지만, 지역에까지 직접 내려와 계급장은 달아주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광주를 방문한 경찰청장은 광주 경찰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준비 현황을 현장 점검하고, 광주 백범기념관도 방문한다.

특진하는 이 경위는 "49일간의 수사로 조폭을 일망타진한 이번 사건을 평행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조폭 조직 활동을 위축시키고, 국민 불안감을 해소했다는 생각에 경찰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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