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단체들 "중국식 성도 이름도 우리 말글로 짓고 쓰자"
"중국 일본 미국 언어사대주의 벗고 겨레얼 살리자"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한글 단체들이 겨레의 정체성이 담긴 우리 말글 쓰기의 참뜻을 되살리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글학회, 국어문화운동실천협회, 한글이름연구소를 비롯한 20개 한글 단체들은 7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배달겨레 얼말글 빛내기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에서 일본, 미국으로 이어지는 강대국의 말을 섬기는 언어사대주의에서 벗어나 한글 독립을 선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 단체는 공동 성명을 통해 "겨레의 말은 겨레의 얼이다. 우리말이 남의 말에 짓밟히면 우리 얼이 시들고 우리 말글살이가 어지럽게 되고 나라가 흔들리고 기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말글살이의 한 가지 실천 방안으로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중국식 성과 이름 짓기에서 자유로워지기를 제안했다.
참가 단체들은 "훌륭한 한글이 있음에도 중국 글자로 이름을 짓고 있다. 거기다가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을 때는 일본말로 성과 이름 바꿨듯이 오늘날은 영어로 성도 바꾸고 이름을 짓는 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우리 성도 이름도 우리 말글로 짓고 쓰자. 지금의 김(金), 이(李), 박(朴) 같은 성씨는 신라시대 중국 당나라 지배를 받을 때 뿌리내린 중국식 성씨"라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이밖에도 일본강점기 정해진 행정구역 이름을 바꿔야 하며, 우리 말글로 새 낱말을 만들어 쓰고, 우리 말글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미국말보다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서 써야 한다는 우리 말글살이 실천 방안을 천명했다.
이번 성명에는 한글학회,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한글이름연구소 외에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세종교육원,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우리말로학문하기모임, 우리한글박물관, 외솔회, 전국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 짚신문학회, 푸른누리,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한글학회, 한글이름짓기모임, 훈민정음가치연구소, 7일경제연구소, 이름사랑 등이 참여했다.
금누리, 밝한샘, 밝은물결, 밝덩굴, 배우리, 금빛물결, 김한빛나리, 김두루한, 김슬옹, 리대로, 최한실, 금빛한돌, 해보리, 신마로, 봄빛시원, 반딧불이, 은빛나래, 봄비, 날빛, 참비움, 참한바다, 김하랑, 수피아, 채움늘, 참살이, 한길, 솔향기, 차분이, 금물결, 해가온, 배큰달, 강한꽃, 강시내별 등 한글이름 짓기 운동에 앞장선 33명의 인사도 함께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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