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허파' 곶자왈 30% 사업장 설치로 훼손"

입력 2019-03-07 09:47
수정 2019-03-07 09:57
"'제주의 허파' 곶자왈 30% 사업장 설치로 훼손"

곶자왈공유화재단, 곶자왈 내 사업장 실태조사 결과 발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의 허파' 곶자왈 면적의 30%가 골프, 승마 등 관광시설과 공장 부지 이용으로 훼손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곶자왈공유화재단이 지난해 4∼11월 도내 곶자왈 사업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제주도 전체 곶자왈 지대 내에는 127개 사업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대별로 보면 교래·선흘 곶자왈 내 사업장이 68개소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저지-청수 곶자왈 27개소, 안덕 곶자왈 13개소, 수산·상도 곶자왈 13개소, 애월 곶자왈 6개소 등이다. 교래·선흘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곶자왈을 관광시설이나 채석장 등으로 이용한 일이 많았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곶자왈 내 사업장을 유형별로 분류하면 박물관·승마장 등 관광지 20개소, 골프장과 대규모 숙박시설을 포함한 관광리조트가 7개소, 공장 용지 16개소, 토석 채취용 채석장 6개소 등이었다. 영업시설 외에 마을 운동장, 종교시설 등도 있었다.

사업장 시설 설치·운영으로 인한 곶자왈 훼손 면적은 29.4㎢로, 전체(99.5㎢)의 약 30%에 달했다.

사업장 중 32곳은 지하수 취수 허가를 받아 월평균 24만2천t을 취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수도는 56곳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량은 월평균 13만2천t이었다.

하수도의 경우 하수관거에 연결된 곳은 21곳이었고, 66곳은 자체 처리시설이 있었다.

김국주 재단 이사장은 "이미 설치된 곶자왈 내 사업장 운영현황은 곶자왈과 지하수 보전에 매우 중요하므로 앞으로도 주기적인 시설 조사와 점검을 통해 지하수 오염 등을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가 후원한 연구지원금 중 일부 기금으로 추진됐다.

곶자왈은 화산 폭발로 흘러내리던 용암이 굳어서 쪼개지며 크고 작은 바윗덩어리들이 쌓인 곳에 우거진 숲을 말한다. 숲을 뜻하는 '곶'과 덤불을 뜻하는 '자왈'이 결합한 제주어다.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곶자왈은 빗물이 지하로 흘러드는 지하수의 원천이자 산소를 공급하는 제주의 허파로 불린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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