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전투기조종사' 美상원의원 "군복무 시절 성폭행당했다"
상원 군사위 '군 성폭력' 청문회 도중 '미투' 폭로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로 유명한 마사 맥샐리(52·공화·애리조나) 연방 상원의원이 공군 복무 시절에 상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맥샐리 의원은 6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 소위 청문회에서 "나도 당신처럼 군 성폭력 생존자"라고 말했다. 군대 내 성폭력 예방과 대응을 주제로 한 청문회에서 증언한 피해자와 문답하면서다.
그는 "그러나 용기 있는 수많은 생존자와 달리 나는 성폭행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처럼 당시에는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치스럽고 혼란스러웠다"며 "스스로 강인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무력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맥샐리 의원은 복무 시절 수많은 성폭력 사건이 있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가해자들은 그들의 지위와 권력을 심각하게 남용했다"며 "한 사례로서 나는 희생자가 됐고 상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그는 18년 만에 군 복무를 중단할 뻔했다며 "많은 희생자처럼 시스템이 나를 다시 성폭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맥샐리 의원은 발언을 잠시 멈추고 감정을 추스른 뒤, 군 지휘관들을 향해 "군 성폭력 문제 해결의 중심에 서서 지휘관에 따르는 도덕적, 법적 책임에 부응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고교 3학년 때 코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맥샐리 의원은 지난해 8월 별세한 보수진영의 거물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자리를 올해 1월 이어받았다. 임기는 매케인 의원의 잔여임기인 2020년까지다. 재선 하원의원 출신인 그는 지난해 11·6 중간선거에서 상원의원에 도전했으나 민주당 후보에게 석패했다.
1988년부터 2010년까지 공군에서 복무하고 대령으로 예편한 그는 1991년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 A-10 선더볼트 전투기를 몰았다. 제345 비행편대를 이끌어 최초의 여성 전투기 편대 부대장이란 기록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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