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꺼지고 건물 갈라지고'…당진 부곡공단 입주업체 피해 호소

입력 2019-03-06 23:07
'땅 꺼지고 건물 갈라지고'…당진 부곡공단 입주업체 피해 호소

피해업체 "한전 전력구 공사 때문", 한전 "공사 중단 후 원인 파악 중"



(당진=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충남 당진시 부곡공단에서 심한 땅 꺼짐 현상으로 입주업체 곳곳이 주저앉고 건물이 갈라지는 피해를 보고 있다.

6일 공단 입주업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건물 계단이 주저앉아 부서졌고, 건물 벽도 곳곳이 손이 들어갈 만큼 갈라졌다. 땅이 여기저기 금이 갔고 건물이 뒤틀려 문이 열리지 않는 곳도 있다.

최근 땅 꺼짐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면서 평평하던 바닥은 공이 굴러갈 정도로 기울어진 곳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수평이 맞지 않아 작동을 멈추는 기계가 속출하는 등 피해업체만 29곳에 이른다.

인근에 고압 가스관과 기름탱크가 묻혀 있어 자칫 대형 사고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입주업체들은 그 원인을 한전의 전력구 공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송근상 피해업체 비상대책위원장은 "입주 10년이 넘도록 이런 현상이 없었는데, 차수막 공사를 안 하고 지하를 파 내려갔기 때문에 지하수가 다 빠져나가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천연가스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 등으로 공급하기 위해 지하 깊숙이 구멍을 뚫어 송악변전소에서 민간 발전회사인 GS-EPS 간 1천357m에 이르는 구간에 송전선을 지하화하고 있다.

이 공사는 올해 8월 말 완공목표로 2017년 5월 착공했다.

안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당진시는 한전에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전 측은 "일부 공사를 중단하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쟁점이 있는 상황에서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서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당진시당협위원회는 보도자료를 내 "시는 부곡공단 지반 침하에 대한 안전대책을 즉각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시당은 "지난 1월 3일 당진시에 민원을 제기한 것을 비롯해 여러 차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시와 공사를 담당한 한전 측은 공사중지 명령만 내려놓은 채 2개월이 넘도록 안전 조치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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