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나들이'에서 혼쭐난 김민재 "알면서도 당한 힘든 경기"
(전주=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처음에는 설레고 재밌을 것 같았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난 시즌까지 프로축구 K리그1 '절대 1강' 전북 현대의 뒷문을 든든하게 막다가 이번 시즌 베이징 궈안(중국)으로 이적한 김민재(24)가 첫 '친정 나들이'에서 실점에 빌미를 주는 실수를 하며 혼쭐이 났다.
김민재는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북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에 베이징의 중앙 수비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의 1-3 완패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날 경기는 지나 시즌까지 전북에서 활약했던 김민재의 첫 친정팀 방문이어서 '김민재 더비'로 불릴 만큼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민재는 경기에 앞서 몸을 푸는 과정부터 전북 선수들과 그라운드에서 만나 일일이 포옹을 나누면서 오랜만에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전북의 거센 공세에 김민재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2017~2018년까지 2년 동안 전북에서 뛰면서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동국을 필두로 로페즈와 한교원으로 이어지는 전북의 파상공세에 베이징은 3골이나 헌납했다.
특히 김민재는 치명적인 실수로 이동국에게 결승골을 내주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김민재는 1-1 상황이던 후반 3분께 후방에서 볼을 잡아 중앙선 부근까지 볼을 치고 올라가다 로페즈에게 볼을 빼앗겼다.
로페즈는 재빨리 오른쪽 측면의 한교원에게 패스했고, 한교원의 크로스를 받은 이동국이 결승골을 꽂았다.
김민재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빈자리가 실점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민재는 "다 알던 선수들이었지만 결국 알면서도 당했다"라며 "여러 가지로 힘든 경기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처음에는 설레고 재밌을 것 같았는데 너무 힘들었다"라며 "수비 부담이 컸지만 그런 점은 이적 때부터 알고 있었고,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실수를 2~3차례 했다. 앞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보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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