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화재에 물 끼얹었더니…불 더 '활활'

입력 2019-03-06 16:47
식용유 화재에 물 끼얹었더니…불 더 '활활'

대전시 소방본부 재현 실험…"음식점에 K급 소화기 꼭 둬야"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대전시 소방본부가 음식점과 주방에서 조리 중 발생할 수 있는 식용유 화재 예방에 주의를 당부했다.

6일 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식용유 화재는 전체 3천127건 중 86건이다.

대부분 가열 중 사람이 자리를 비운 사이 불이 났다.

부상자 7명과 3억 3천만 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눈에 띄는 분석 자료는 초기 대응 사례다.

수돗물이나 일반 소화기를 사용한 57건 중 24건(42%)에서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부상자들은 모두 진화에 나섰다가 다친 것이라고 시 소방본부는 강조했다.

실제 이날 시행한 식용유 화재 재현실험에서 소방관이 물을 붓자 외려 화염이 급속히 확산하기도 했다.

일반 소화기를 썼을 때도 식용유 온도를 낮추지 못해 다시 발화했다.

2017년 6월부터 음식점·호텔·기숙사·의료시설 등 주방에 1대 이상 의무적으로 두도록 한 K급 소화기의 경우에는 신속하게 불을 끌 수 있었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K급 소화기는 식용유 화재에 사용 시 비누화 작용으로 기름 표면에 순간적으로 유막 층을 만든다"며 "화염을 차단하는 한편 열분해 반응으로 기름 온도를 빠르게 낮춰 재발화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식용유 화재 발생 시 급한 마음에 물을 이용해 화재 진압을 시도하면 더 큰 화를 키울 수 있다"며 "K급 소화기를 통해 큰 피해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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