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권 스모그 심하다 했더니…석탄 전국평균 4배 땠다

입력 2019-03-06 15:00
중국 수도권 스모그 심하다 했더니…석탄 전국평균 4배 땠다

징진지 일대 철강·석유화학 산업 밀집, 오염물질 배출도 4배

정협 기자회견서 "中에너지 석탄 비중 59%, 아직도 너무 높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의 수도권인 징진지(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와 그 주변은 짙고도 잦은 스모그로 악명 높다.

중국 정부가 대기 질을 중점 관리하는 3개 지역 가운데 하나일 정도다.

이처럼 심각한 징진지의 스모그는 석탄과 도로운송에 의존하는 중공업 때문이라는 공식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대기오염예방퇴치센터의 이번 연구에는 2천명의 학자와 전문가가 참여했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연구 결과 징진지와 그 주변 지역의 스모그 수준은 편중된 산업구조와 석탄 위주의 에너지 구조, 도로 위주의 운송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 지역의 대기 오염은 철강, 유리, 석유화학 같은 산업이 집중된 것과 관련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이곳의 단위면적 대비 석탄 소비는 전국평균의 4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징진지와 주변 지역의 철강과 코크스, 유리 등의 생산량은 각각 중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었다. 원자재는 80% 이상 경유 트럭으로 운송됐다.

류빙장 생태환경부 대기환경국장은 전날 전국 정협(인민정치협상회의) 회의 기자회견에서 "징진지와 주변 지역에는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 밀집돼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전국평균의 4배 정도"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바로 스모그가 닥치는데 오염물질 배출량이 대기의 정화 능력을 훨씬 초과한다면서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염물 배출량이 많은 도시는 탕산, 톈진, 스자좡, 한단, 쯔보 등이다. 철강과 코크스 업종은 탕산에, 석유화학과 화학공업은 쯔보와 톈진, 창저우, 스자좡 등지에 집중됐다.

징진지와 주변 지역에서 초미세먼지(PM -2.5), 블랙카본 같은 주요 오염물질의 월평균 배출량은 난방 철이 되면 다른 계절의 1.5∼4배에 달했다.

분석에 따르면 2017년 10월부터 이달 초까지 겨울철에 징진지와 주변 지역에는 모두 23차례의 심각한 오염 과정이 있었다. 이는 오염물의 축적과 이동, 2차 생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허커빈 중국공정원 원사는 이달 초부터 베이징과 주변 지역에 심각한 오염이 닥친 데 대해 "난방철인데다가 춘제(중국의 설)가 끝나고 산업 활동이 재개됐기 때문"이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의 경우는 주변 도시에서 오염물질이 전해진 영향이 최고 60∼70%에 달했다.

불리한 기상 조건 때문에 오염물질이 퍼지지 못하고 빠르게 축적되는 것도 산업구조 등 외에 징진지 일대 오염의 다른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의 왕겅천 연구원은 "다음 단계는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징진지의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지원을 늘리면 이 지역의 대기오염은 2030년에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정협인구자원환경위원회 리웨이 주임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중국 에너지 구조의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석탄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석탄 비중이 2011년 가장 높았을 때는 70% 이상이었다가 지금은 59%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면서 에너지 구조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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