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美DNI국장 "'회담결렬 코언청문회 탓' 트럼프 주장 안믿어"

입력 2019-03-06 01:49
전 美DNI국장 "'회담결렬 코언청문회 탓' 트럼프 주장 안믿어"

"코언청문회와 회담 결렬 상관없어…사전준비 부족·자만심이 원인"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이유를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의 청문회와 연관 지은 데 대해 "그러한 주장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날 CNN방송에 출연, "(회담 결렬이) 그것(코언 청문회)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유를 생각해 내는 데는 2∼3일이 걸렸다"며 이같이 일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것과 관련, 지난 3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 정계를 강타한 코언 전 변호사의 '러시아 스캔들' 청문회를 거론하며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걸어 나오게 하는데 기여했을 수 있다"며 그 원인으로 코언 청문회 탓을 한 바 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사전 준비 부족과 트럼프의 '자만심'(hubris)이 회담 결렬의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정상회담에서 서명만 하면 될 수 있도록 일부 결과물들을 준비해 놓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처음부터 망할 징조를 보였다(doomed from the outset)"면서도 다만 '미국에 좋지 않은 합의'로부터 걸어 나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라며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언 청문회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무언가를 양보하지 않을까 우려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아무것도 얻지 못한 상태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포기하기로 합의한 것은 진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미 당국이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KR:Key Resolve)과 독수리훈련(FE:Foal Eagle)이란 이름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군사훈련은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전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가짜뉴스!"라며 "나는 오래전에 그 결정을 내렸다. 왜냐하면 그러한 '연습들'을 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너무나도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양보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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