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 인천 송도서 민경욱과 한판 붙나

입력 2019-03-06 08:00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인천 송도서 민경욱과 한판 붙나

연수구을서 생활정치 강화…내년 4월 총선서 일전 가능성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주민 접촉을 늘리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내년 4월 15일 예정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송도를 포함한 연수구을 선거구에 출마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의원실은 이달 초 송도 곳곳에 '건설사로 인한 입주 피해 사례를 접수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붙이고 민원 접수를 시작했다.

민원 접수를 시작하자 이 대표의 송도 지역사무소에는 "상가를 분양받았는데 계약 면적과 실제 면적이 다르다", "아파트가 조감도와 달리 설계돼 하자가 많다"는 등의 민원이 빗발쳤다.

이 대표 측은 개인이나 입주자협의회의 힘만으로는 건설사와 싸우기 어려운 쟁점을 공론화하면서 해결책을 도모할 방침이다.

이 대표가 송도에 둥지를 튼 것은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2016년 연말이다.

송도 아파트값이 인천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지만 비교적 싸게 나온 3억원대 후반 아파트를 사면서 매입금액의 절반가량은 은행 대출금으로 충당했다. 전세 입주도 고려했지만 '여차하면 다른 곳으로 떠나려는 것이냐'는 오해에 휘말릴 수 있어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장만했다고 한다. 2017년 6월 부터는 송도에 사무소를 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의 대변자를 자임하는 진보정당의 현역 국회의원이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를 사실상 차기 총선 지역구로 택한 배경을 놓고 지역 정가에서는 해석이 분분했다.

이 대표는 인천 박문여중과 인성여고를 졸업했고, 한국외대 입학 2년 만에 중퇴 후 노동운동을 시작한 곳도 인천 부평공단의 구두약 공장이어서 인천과는 인연이 많다. 하지만 정작 송도가 있는 연수구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

이 대표는 이를 놓고 여러 인터뷰에서 "송도는 주민의 평균 연령이 36세로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젊은 곳이어서 변화와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정의당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도시의 급속 성장 과정에서 학교 부족 현상, 악취 문제 등 여러 사회현상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 국회의원이라면 이를 뚝심 있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연수구을 출마가 실현된다면 그의 상대는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위원장인 민경욱 의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한국당 공천 결과에 따라 상대가 달라질 수 있지만 시·도당위원장이 당내 공천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지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대표가 연수을 현역 의원인 민 의원과 본선에서 일전을 치를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여파로 지지도에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왕성한 의정활동과 지역 현안 해결에 앞장서는 행보를 하며 선거구를 누비고 있다. 최근 황교안 새 대표체제가 출범하면서 당 대변인으로 임명돼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와 민 의원의 대결에서 가장 큰 변수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누가 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는게 중론이다.

민주당은 연수을 지역위원장이던 윤종기 전 인천경찰청장이 작년 2월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연수을의 지역위원장 자리를 계속 비워놓고 있다.

민주당은 정의당 당 대표와 한국당 인천시당위원장이 맞붙는 구도로 판이 커질 상황에 놓여 있는 연수을에서 최적의 후보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ny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