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도 피할 수 없는 미세먼지 '공습'…학교·백화점 '나쁨'

입력 2019-03-05 16:01
수정 2019-03-05 16:21
실내도 피할 수 없는 미세먼지 '공습'…학교·백화점 '나쁨'

중학교 교실 초미세먼지 197㎍/㎥ '매우 나쁨'…운동장보다 높아

"공기 질 안 좋아도 환기해야…청정기 갖추고 실내온도 낮추면 도움"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관측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덮친 5일 실내도 더는 미세먼지의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35㎍/㎥, 미세먼지 농도가 188㎍/㎥를 기록한 이날 오후. 연합뉴스는 미세먼지 측정기를 이용해 학교, 백화점, 지하철 승강장, 카페 등의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다.

실외보다는 미세먼지 농도가 다소 낮았지만, 대부분 장소는 '나쁨' 수준 이상이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35㎍/㎥, 미세먼지 농도는 80㎍/㎥ 이상이면 '나쁨' 수준이다.

이날 낮 12시 30분께 서울 구로구 S중학교의 미세먼지 농도는 외부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3학년의 한 교실 초미세먼지 농도는 197㎍/㎥, 미세먼지 농도는 409㎍/㎥를 기록했다. 다른 3학년 교실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153㎍/㎥, 미세먼지 농도가 273㎍/㎥였다.

1학년의 한 교실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56㎍/㎥, 미세먼지 농도가 304㎍/㎥였고, 2학년의 한 교실은 초미세먼지 162㎍/㎥, 미세먼지 280㎍/㎥였다.

같은 시각 이 학교 운동장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75㎍/㎥, 미세먼지 농도가 367㎍/㎥인 것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교실의 농도가 더 높았다.

점심시간에는 극심한 미세먼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생 20여명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었다. 교직원이 직접 나와 학생들을 데리고 들어갔지만, 학생들은 축구를 하러 다시 운동장에 나오기도 했다.

S중 교장은 "학교 밖 미세먼지가 심하니 교실에 있으라고 지도하는데 결과를 보니 교실 안이 안전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실내외가 모두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오자 교장은 "이렇게 심할 줄은 예상 못 했다"며 "막연히 실외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교실에 있으라고만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인근의 한 백화점은 학교보다 사정은 나았지만, 여전히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 이상이었다.



이날 오후 1시께 백화점 정문 밖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88㎍/㎥, 미세먼지 농도는 327㎍/㎥였다. 백화점 1층 정문 안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72㎍/㎥, 미세먼지 농도가 134㎍/㎥였다.

1층 에스컬레이터 앞 초미세먼지 농도는 79㎍/㎥, 미세먼지 농도는 134㎍/㎥였고, 3층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45㎍/㎥, 미세먼지 농도는 72㎍/㎥였다.

백화점 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던 김모(33)씨는 "실내 미세먼지가 더 안 좋은 것으로 안다"며 "백화점 안에 돌아다녔는데 목이 칼칼하다"고 말했다.

지하철 승강장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날 오후 2시께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 출구 밖 초미세먼지 농도는 193㎍/㎥, 미세먼지 농도는 350㎍/㎥였다.

지하철 개찰구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98㎍/㎥, 미세먼지 농도가 169㎍/㎥였고, 승강장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67㎍/㎥, 미세먼지 농도가 90㎍/㎥였다. 스크린도어가 열릴 때는 일시적으로 농도가 상승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86㎍/㎥, 미세먼지 농도가 134㎍/㎥였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역사의 미세먼지는 상시 관리하고 있다"며 "지하역사 공기 질 개선을 위해 고성능 공기청정기 254개를 전 역사에 단계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카페 내부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19㎍/㎥, 미세먼지 농도는 168㎍/㎥로 '매우 나쁨'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개인이 할 수 있는 마땅한 실내 미세먼지 대책을 찾기 어렵다면서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더라도 짧은 시간 환기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승연 연세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창문을 닫아 놓는다고 해도 완전히 밀폐되지 않기 때문에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실내도 높아질 수 있다"며 "창문을 닫아두고 공기청정기를 너무 오래 가동할 경우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져 숨쉬기 답답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내 환기시설을 설치해 활용하는 것이 좋고, 환기시설이 없을 경우 10분간이라도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것이 좋다"며 "실내에 물을 뿌려 먼지를 가라앉힌 뒤 물청소를 하는 것도 오염 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 좋지만 불편해서 사실상 어렵다"며 "공기청정기를 갖추고 실내온도를 조금 낮추는 것이 가능한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까지 삼킨 최악 미세먼지 언제까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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