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브렉시트에서 교훈 얻어야"…유럽연합 개혁 촉구

입력 2019-03-05 11:36
마크롱 "브렉시트에서 교훈 얻어야"…유럽연합 개혁 촉구

브렉시트·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유럽 쇄신 로드맵' 제안

유럽우선정책·외부 세력 선거 개입 방지 위한 새 EU 기관 설치 등 제시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EU는 브렉시트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서 개혁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영국 '가디언'과 독일 '디벨트' 등 영국을 포함한 EU 28개 회원국별로 일간지 1개씩, 총 28개 일간지에 22개에 이르는 각국 언어로 칼럼을 실어 이같이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유럽이 지금처럼 필요했던 적은 없었다"면서 "유럽이 이처럼 위험에 처한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는 유럽 위기의 상징이라면서 EU가 평화와 번영, 자유의 구상 속에 이뤄진 파괴된 대륙의 화해, 역사적인 성공이 아니라 단지 영혼 없는 시장으로 인식될 때 사람들이 EU에서 어떻게 돌아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강조했다.

또 브렉시트는 유럽이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큰 충격들로부터 보호받고자 하는 자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되는 위기 상황을 상징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민족주의는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것은 대안 없는 거부"라면서 "이 함정은 유럽 전체를 위협한다. 가짜뉴스에 기댄 분노 선동자들은 무엇이든지 다 약속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브렉시트 난국은 우리 모두에게 교훈"이라면서 '유럽의 쇄신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먼저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유럽 차원의 새로운 기관을 설치해 외부 세력의 선거 개입과 조작을 막고, 유럽 정당에 외국 세력의 자금 지원을 금지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솅겐 시스템 재검토와 공동 국경 경찰, 유럽 망명 사무소 개설도 제시했다. 솅겐 조약은 EU 회원국 국경 통과 시 여권 검사 등을 생략해 회원국 간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유럽의 전략적 이익을 위협하는 기업을 금지하고 미국, 중국과 같은 종류의 '유럽 우선 정책'을 촉구했다.

이밖에 유럽 무역 경쟁 규정 개정, 인터넷 혐오 발언 공동 대응 강화, 인터넷 거대 기업 감독, 새로운 방위 조약 체결, 생태적 전환 재정 지원을 위한 유럽 기후 은행 개설 등도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와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나온 것이다.

유럽에서 극우 포퓰리즘, 배타적 민족주의 정파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반(反)EU, 민족주의 세력과 EU 지지 세력 간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민족주의 정당의 득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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