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유전체 미생물 구석구석 살폈다…생장원리 규명
KAIST 연구팀 "유용한 단백질 생산 효율 향상 기여"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연구재단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병관·김선창 교수 연구팀이 최소유전체 미생물 생장원리를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최근 유전공학계에는 전자회로를 만들듯 세포 도를 설계해 합성하는 합성생물학 기술이 등장했다.
여기에서 함께 쓰이는 개념이 최소유전체다.
생명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유전자만 남기고 나머지를 모두 제거한 유전자다.
다른 활동으로 낭비되는 대사 에너지가 없어서, 특정 목적으로 볼 때 매우 효율적이다.
최소유전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생명 현상에 필수적인 유전자 집합을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최소유전체를 얻으려면 수백 가지 유전자 간 복잡한 상호 작용을 규명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와 관련한 연구가 미비해 최소유전체 미생물 성장 속도 저하 같은 한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자연계에서 수백만년에 걸쳐 이뤄진 진화 과정처럼 실험실에서 최소유전체 대장균을 단기간에 적응·진화하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최소유전체 성장 속도를 정상 세포 수준으로 회복하고, 단백질 생산성을 향상했다.
연구팀 다중오믹스 분석(유전체·전사체·번역체 등을 총망라해 살피는 방식)에 따르면 최소유전체는 정상 대장균과는 다른 당 대사 경로를 이용해 환원력이 4.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환원력은 세포 내에서 고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전자)를 제공하는 힘이다.
리코펜(항산화 물질) 또는 비올라 세인(항바이러스·항암작용 역할) 같은 유용물질도 80% 더 많이 생산했다.
최소유전체에는 또 다른 미생물에서 나타나는 '번역 완충' 현상이 없었다.
번역 완충은 유전자를 조작해도 단백질을 일정 수준 이상 생산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진은 "최소유전체의 경우 단백질 생산량이 200% 증대했다"며 "최소유전체 미생물 작동원리를 살핀 만큼 바이오 화합물 생산 산업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지원으로 수행했다.
지난달 25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이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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