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자국 주재 네덜란드 외교관 2명 맞추방

입력 2019-03-05 04:25
이란, 자국 주재 네덜란드 외교관 2명 맞추방

네덜란드, 주이란 대사 본국 소환해 대책 논의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외무부는 테헤란에 주재하는 네덜란드 외교관 2명을 '외교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했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번 조처는 네덜란드에 주재하는 이란 외교관을 (지난해 6월) 추방한 데 대한 이란 정부의 반응"이라며 "당시 네덜란드 정부의 추방 결정은 정치적이고 불법적 행위였다"라고 비판했다.

네덜란드는 2015년과 2017년 자국에서 발생한 2명의 이란 반체제 인사(이란계 네덜란드인) 암살사건의 배후를 이란 정보기관으로 지목하고 지난해 6월 이란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1월 덴마크와 프랑스에서 지난해 잇따라 적발된 유럽 망명 이란 반체제 인사들을 겨냥한 테러음모에 이란 정보기관이 개입했다면서 이란 정보기관과 이란 국민 2명에 제재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스테프 블로크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4일 자국 의회에 낸 서한에서 "지난달 네덜란드 주재 이란 대사에게 예고없이 우리 외교관을 추방한다는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블로크 장관은 이날 주이란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 대책을 논의했다.

네덜란드 외무부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20일 외교관 2명에 대한 추방을 통보했으며 이달 3일 네덜란드로 귀국했다.

이란과 EU는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합의 탈퇴와 제재 복원에 맞서 연대하고는 있지만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테러 지원 의혹 등 사안을 놓고 갈등이 고조하고 있다.

이란 내 반서방 보수파는 EU의 이런 상반된 태도가 미국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EU가 결국 핵합의에서도 발을 빼려고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으로 의심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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