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찌질이'라고 자학마세요"…'아웃사이더의 성공노트'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술과 약물에 취해 시간을 허비하다 대학을 중퇴하고 엉겁결에 결혼했다가 유산 후 27살에 이혼녀가 됐다. 통장에는 100달러도 안 되는 잔고뿐이었고 사교성마저 없어 인맥을 쌓지 못한 외톨이였다.
말만 들어도 한숨만 나올 만큼 답답하다. 뭐 하나 잘 하는 게 없고 자신감도 없다. 요즘 젊은이들 속어로 '찌질이'의 모든 것을 갖췄고 미래는 절망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여성이 불과 10년 만에 뉴욕에 있는 유명 잡지사 부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고 하면 믿기는가.
신간 '아웃사이더의 성공노트'(책읽는 수요일)를 펴낸 제니퍼 로몰리니 얘기다.
저자는 돈은 물론 배경, 학벌, 인맥, 사회성까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아웃사이더'였지만, 각고의 노력과 자기 관리로 성공 스토리를 썼다.
원래 어린 시절부터 기질적으로 아웃사이더였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자신감과 사회성이 떨어지고 관계 맺는 것을 어색해했으며, 발표나 회의를 원래 싫어했다. 그래서 웨이트리스 일을 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
이혼 뒤에 언론 분야에서 일하기로 결심한 저자는 스물세 차례 면접 끝에 입사에 성공하지만 이후 2년간 다니던 직장 3곳이 모두 망했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잡지 '팩트 체크'에서 기회를 잡는다.
낮엔 팩트 체킹에 진력하고 밤에는 사보 기사, 광고까지 닥치는 대로 글 쓰며 실력을 키웠다. 그렇게 무념무상 일에 열중하던 그는 한 잡지사 정규직 에디터 자리를 얻어내고 이후 패션 잡지 에디터, 잡지 '럭키' 부편집장을 거쳐 온라인잡지 '헬로기글스' 부대표까지 오른다.
이처럼 바닥에서 꼭대기로 도약한 저자가 직접 일궈낸 성공 비결은 이렇다.
우선 일을 선택할 때는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는 나쁜 감정을 주목해야 한다. 자신을 가장 화나고 불안하게 하는 것, 질투를 가장 자극하는 것, 미치도록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알아내면 진정으로 하고 싶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후흑학'의 도사처럼 보이는 주류들 사이에서 주뼛거리는 아웃사이더가 어떻게 돋보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가르쳐준다. 저자는 아웃사이더 특유의 예민함과 독특함이 꼭 약점으로 작용하지만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남과 다른 이런 요소가 아웃사이더를 특별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침과 행동 수칙도 제시한다. 예컨대 회의에서 확신이 없을 때는 간결하고 중립적으로 답하고, 확인 후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시간을 벌라고 조언한다. 주눅 들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도 강조한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쓸데없는 걱정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주문한다. 술자리에선 절대 취하지 말고 감정도 모두 드러내지 말라고 강조한다. 직장 동료, 특히 상사와는 절대 성관계를 하지 말고 소셜 미디어에 함부로 감정을 표현하거나 험담을 늘어놓지 말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직장생활이 지겨워지거나 짜증 날 때 그만두는 방법도 제시한다. 만약 퇴사를 결심했다면 직장에는 절대로 진짜 퇴사 이유를 알리지 말고 사의를 너무 일찍 밝히면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박아람 옮김. 360쪽. 1만5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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