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열차, 베이징 안 거치고 최단 노선 평양 직행(종합2보)

입력 2019-03-04 17:13
수정 2019-03-04 17:41
김정은 열차, 베이징 안 거치고 최단 노선 평양 직행(종합2보)

톈진-산해관 통과해 동북행…베트남 방문 때와 같은 노선

소식통 "북중 정상, 중국 양회 직후 만날 가능성 있어"



(베이징·단둥=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차병섭 특파원 = 베트남 방문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베이징(北京)을 거치지 않고 중국 내륙을 관통해 최단 노선으로 평양을 향하고 있다.

4일 철도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2일 베트남에서 출발한 김정은 전용 열차는 이날 오전 7시께(현지시간) 톈진(天津)을 통과한 뒤 북한으로 직행하는 길을 택했다.

이 열차는 톈진에서 탕산(唐山)을 지난 뒤 오전 11시께 산해관을 통과해 오후 4시께 선양(瀋陽)에 인접한 번시(本溪)를 지나며 북·중 국경이 있는 동북쪽으로 주행 중이다.

한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의 열차가 톈진에 이어 산해관과 번시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베트남에 갈 때보다 귀국 길에 훨씬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의 열차는 핑샹(憑祥), 난닝(南寧), 창사(長沙), 우한(武漢), 정저우(鄭州)를 통과해 북상하며 베트남을 방문할 때와 똑같은 노선을 택한 바 있다.



베트남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 이동 거리는 중국 내에서만 3천500여㎞에 달한다.

김 위원장은 귀국 길에도 3시간 반이면 평양까지 갈 수 있는 전용기 '참매 1호'를 놔두고 전용 열차로 중국을 관통하는 방식을 고수한 셈이다.

김정은, 베이징 정차 없이 평양까지 달려…심기 불편? / 연합뉴스 (Yonhapnews)

이처럼 김 위원장이 베이징을 들르지 않게 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남은 불발됐다.

이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데 대한 북한 지도부 내부의 평가와 대응 방향 논의가 우선 있어야 한다는 점과 함께, 중국 지도부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분주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1주일 만에 전용기로 베이징에 와서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는 점에서 양회가 끝나자마자 전격적으로 방중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다른 소식통은 "베트남 방문을 위해 중국 철길을 내준 시 주석에게 김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감사를 표하며 북미 담판의 무산 배경을 설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양회가 끝나는 대로 김 위원장이 오거나 핵심 측근이 방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북·중 정상이 만난다면 양회가 끝나는 오는 15일부터 시 주석이 유럽 순방에 나서는 22일 사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오는 27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 미·중 무역 전쟁 타결이 시급한 시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김 위원장과 회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한편, 김 위원장의 열차는 산해관을 이날 오전에 지남에 따라 선양(瀋陽), 단둥(丹東)을 통해 4일 저녁 늦게 압록강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 접경인 단둥은 북한 신의주와 잇는 중조우의교가 보이는 중롄 호텔 예약이 중지되는 등 삼엄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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