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징용소송 원고 강제집행 움직임에 적절히 대응할 것"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긴 징용 피해자들이 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가기로 한 것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4일 오후 브리핑에서 원고 측의 강제집행 움직임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한일청구권협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조처를 하지 않고, 원고 측의 압류 움직임이 진행되는 것을 지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우리는 한국의 협정 위반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거듭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며 "한국 측은 당연히 성의를 갖고 협의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활동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지속해서 관련 기업과 긴밀히 연락하면서 일관된 입장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이날 미쓰비시 측이 교섭에 응하지 않아 이른 시일 내에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에서 보유한 상표·특허권 등의 자산을 압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제 때 조선여자근로정신대에 동원돼 미쓰비시중공업에서 노역한 피해자들은 1~3차로 나누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인데, 1차 소송 원고 5명이 지난해 11월 29일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미쓰비시와 일본 정부는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개인 배상 의무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대법원판결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시민모임 측은 "미쓰비시가 판결 이행을 거부하는 사이 고령인 원고들이 잇따라 별세하고 있다"며 확정판결을 근거로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사정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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