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끝 카이퍼벨트 1㎞ 안팎 작은 천체 의외로 적어

입력 2019-03-04 15:57
태양계 끝 카이퍼벨트 1㎞ 안팎 작은 천체 의외로 적어

뉴허라즌스호, 명왕성·카론 근접비행 이미지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해왕성 궤도 밖에 도넛 형태로 이뤄진 카이퍼 벨트(Kuiper Belt)는 46억년 전 태양계 행성을 형성하고 남은 작은 천체들의 집합소로 알려져 있다.

태양에서 지구 거리(AU)의 30~50배에 달하는 곳에 있어 망원경으로 직접 확인하기에는 너무 작고 희미하지만 아주 작은 천체들이 태양 빛이 미치지 않는 어둠 속을 떠돌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이런 예측과 달리 1㎞ 안팎의 작은 천체는 의외로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의 켈시 싱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심우주 탐사선 '뉴허라이즌스'가 지난 2015년 명왕성과 그 위성 '카론'을 근접비행하면서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해 얻은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실었다.

싱어 박사 연구팀은 망원경으로 관측이 어려운 카이퍼 벨트의 작은 천체를 직접 세는 대신 명왕성과 카론 표면에 있는 충돌구를 통해 카이퍼 벨트 내 천체의 분포를 추론하는 간접적 방식을 활용했다.



뉴허라이즌스호가 명왕성과 카론을 지나며 찍은 이미지는 1.4㎞ 크기의 분화구까지 잡아낼 수 있었다. 이는 약 100m 크기의 천체가 충돌할 때 생기는 것이다.

판독 결과, 2㎞ 이상의 천체가 충돌해 만든 13㎞ 이상의 충돌구는 이전에 예상되던 것과 비슷한 분포를 보였지만, 91m~1.6㎞(300피트~1마일) 크기 천체가 만든 작은 충돌구는 극도로 적었다.

연구팀은 명왕성과 카론의 충돌구가 카이퍼 벨트 천체의 분포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해 1㎞ 안팎의 천체가 드물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목성과 화성, 지구 등에 충돌한 소행성 벨트의 천체와는 다소 다른 것이다.

싱어 박사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벨트의 천체들은 서로 충돌이 잦아 작은 천체로 부서져 카이퍼 벨트의 천체보다 더 작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싱어 박사는 뉴허라이즌스호가 30㎞까지 근접해 촬영한 카이퍼벨트 천체 "울티마 툴레(Ultima Thule·2014 MU69)에 관한 초기 연구결과도 이번 연구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울티마 툴레는 두 천체가 충돌하면서 작은 조각으로 부서지기보다는 기존 형태를 유지하며 합체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는 태양에서 멀어질수록 천체의 궤도 비행 속도가 떨어져 태양계 안쪽보다 충돌과정이 덜 파괴적이고, 천체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는 얼음이 부서지는 속성보다는 질척한 특성이 더 강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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