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가까스로 정상화 국회, 밤새워서라도 민생입법 속도 내라
(서울=연합뉴스) 올해 들어 사실상 폐업 상태였던 국회가 정상화 계기를 마련했다. 자유한국당이 4일 3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내기로 하면서 국회 파행 국면은 가까스로 봉합됐다. 이날 오전 한때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걱정이 컸지만 다행스럽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을 둘러싼 야당의 청문회 개최 요구 등 남은 쟁점의 추가 조율이 원만히 마무리돼 조속히 세부 의사일정 합의까지 이뤄지길 바란다.
국회가 그간 보인 행태는 민심의 기대와는 한참 벗어난 것이었다. 지난해 말 본회의 이후 2개월 이상 국회가 문을 닫은 바람에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은 쌓여만 갔고, 갈등의 용광로 역할을 해야 할 국회에서 조율해야 할 쟁점 현안들은 방치되어 갔다. 뒤늦었지만 국회가 정상화된다면, 의원 모두가 밤을 새운다는 각오로 밀린 숙제 처리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
시급한 문제가 한 둘이 아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유치원 개학연기 투쟁이 시작됐지만 정부와 한유총 간 대립으로 해결의 돌파구는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근본적인 해법 마련을 위해서는 '유치원 3법'의 조율에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난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데 합의함에 따라 이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입법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 비핵화 문제가 중대 고비에 직면한 가운데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초당적 지혜를 모으는 것도 절실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획정 법정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지지부진한 선거제 개혁안 논의 동력을 살리는 것도 시급하다.
금주 중 있을 개각 이후 국정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인사청문회의 원만한 개최 의견도 여야가 조율해야 하며,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한국당 의원 3명 징계안, 재판청탁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 징계안 등 국회 윤리위에 제출된 의원 징계안도 더는 미루지 말고 논의해야 한다.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고 출범한 20대 국회가 국민의 믿음을 배신한 채 문을 닫은 지난 두 달을 조금이라도 반성한다면 이제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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