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 통학버스 혜택 유지해 주세요" 청주 초등생의 민원
청주 북이초 2022년 통학버스 '학구 외 운행' 중단에 하소연
도교육청 "규정 엄격해져…외지 학생들 졸업 후엔 원칙 적용"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한범덕 청주시장은 지난달 청원구 내수읍·오창읍·북이면 주민들과 가진 새해 대화에서 북이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부터 건의를 받았다.
북이초교에는 타 지역 학생도 많이 다니는데 통학버스 운영이 불합리해 친구들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다는 것이었다.
이 학생은 "(타지 학생들이) 고학년이 돼도 북이면 학생들과 동등하게 통학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건의했다.
한 시장은 "청주교육지원청과 협의하겠다"고 화답했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지역 특색에 맞는 교육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교육력을 높이고, 인구절벽 상황에 맞닥뜨린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충북행복교육지구 사업에 들어맞는 사례여서다.
교육 당국은 인근에 유치원이 있는지, 학생들의 통학 거리는 얼마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로 농촌 지역에서 통학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통학비를 지원하는 개념이다.
건의 사항을 청주시로부터 전해 들은 충북도교육청은 당혹스러워했다.
통학버스는 저학년과 고학년 구분 없이 운행하고, 통학비 지원에 차별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이초는 남다른 사정이 있었다.
북이초는 한때 전교생이 30명 선까지 줄자 동문회 중심으로 학생 유치 운동을 벌였다고 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장학금 지급 등 유인책을 내세워 2015∼2017학년도에 외지 학생을 많이 유치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현재 전교생 95명 중 학구 외 거주 학생이 69명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북이초는 내수읍과 증평군 등 학구 외 학생이 대거 입학하자 자연스럽게 학구를 넘어 통학버스를 운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한범덕 시장을 통한 북이초 학생의 건의는 수용이 불가능하다.
교육 당국이 학구 위반 문제와 관련, 2년 전부터 입학 대상 학교 변경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서다.
초등학교는 원칙적으로 해당 학구 아동이 입학해야 하며 통학버스도 학구 내 운행이 원칙이다.
도교육청은 2015∼2017학년도 입학 학생들이 졸업하면 이후에는 학구 내 통학버스 운행 지침 준수를 북이초에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이초 관계자는 "5∼6년 전 학생 수가 급감했는데 당시는 학구와 상관없이 학부모가 동의하면 학교장 재량으로 입학을 허용했다"며 "2022년부터는 학구 외 학생에게 통학비가 지원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jc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