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공천 요직'에 친박 포진…"탕평 어긋나" 지적도
사무총장·전략기획부총장에 친박 중용…조직부총장 인선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4일 첫 당직 인선 결과 친박(친박근혜)계가 요직에 중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당협위원장 감사를 포함해 총선 공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에 친박계인 한선교·추경호 의원을 임명하자 내년 4·15 총선을 겨냥한 인선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추 의원은 황 대표가 국무총리 재임 당시 국무조정실장으로 호흡을 맞춘 최측근 인사이기도 하다.
여기에 당 공동 대변인과 대표비서실장에도 친박계로 통하는 민경욱, 이헌승 의원이 각각 발탁되면서 당내 기반이 약한 황 대표가 '친정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통상 역대 당 지도부가 총선 공천 직전 인사에서 서로 다른 계파를 사무총장과 부총장에 배치해서 불공정 시비를 불식시키려는 했던 것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복당파인 김세연 의원을 내정해 계파 간 균형을 맞추려 했다는 해석도 없지 않다.
여의도연구원은 총선 공천에 주요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여론조사를 제공하는 핵심 기관이다.
이와 함께 이날 임명한 대외협력위원장(이은재 의원), 재외동포위원장(강석호 의원), 상임특보단장(이진복 의원) 등에는 비박계를 기용했지만, 총선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당직은 아니라는 게 당내 평가다.
비박계에서는 황 대표의 첫 인선을 두고 당장 반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황 대표가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당 통합을 최우선으로 내세웠지만 결국 차기 대권을 겨냥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한 비주류 의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김세연 의원을 여연원장에 앉힌다고 해서 탕평이라고 한다면 누가 믿겠느냐"면서 "지금부터 '자기편'에 둘러싸여 있다면 황 대표가 대선까지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소위 말하는 비박계는 김세연 의원 한 명이라서 '탕평인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총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당직 가운데 공천관리위원회의 간사 역할을 맡는 조직부총장에 누구를 임명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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