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립유치원 80여곳 개학 연기…도교육청 "엄정 대처"

입력 2019-03-04 09:50
경남 사립유치원 80여곳 개학 연기…도교육청 "엄정 대처"

돌봄서비스 제공해 보육대란 피했지만, 차량 운행 안 해 학부모들 '불편'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사립유치원 34%가 개학 연기 방침을 밝혔지만, 자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우려했던 보육대란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유치원들의 차량 미운영 등으로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들이 크고 작은 불편을 겪었다.

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현재 개학 연기 방침을 밝힌 사립유치원은 전날인 3일 오후 6시 87곳보다 줄어든 84곳(창원·김해·진주·함안)이다.

도교육청 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곳은 창원·진주 4곳이다.

도교육청은 무응답 유치원도 사실상 개학 연기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도내 사립유치원의 34%에 해당하는 88곳에서 개학을 연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무응답을 제외한 84곳 모두가 차량을 운영하지는 않지만, 급식을 포함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편법 개학 연기'에 나서 보육대란은 없었던 것으로 도교육청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개학 연기를 밝힌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일부 맞벌이 학부모들은 도와 도교육청이 제공하는 긴급 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신 원래 유치원으로 자녀를 등원시켰다.

창원시내 한 유치원에는 학부모 A씨가 이날 오전 8시께 6살 아들을 차에 태워 직접 등원시켰다.

출근 차림을 한 A씨는 아들을 유치원 안으로 들여보낸 뒤 "안 보내는 게 맞을 것 같지만 마땅히 보낼 데가 없어 데려왔다"며 바삐 자리를 떠났다.

10분 거리 다른 유치원에서는 학부모 B씨가 7살 난 아들을 직접 등원시켰다.

B씨는 "근처에 살아 원래 차량을 이용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일요일에 개학 연기한다는 취지의 문자를 받았는데 다른 곳에 애를 보내는 것도 적응이 힘들 것 같아 원래 다니던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립유치원 문제가 계속 이어질 것 같아서 지난해 말부터 국공립 유치원으로 알아보려고 했지만, 자리가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사립에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학 연기 예상 유치원에는 이날 오전부터 지역교육청 직원·경찰 등 3명으로 구성한 1개 조가 각각 급파돼 이런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개학을 연기한다고 한 유치원도 자체 돌봄을 제공하다 보니 우려했던 보육대란은 발생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차량 미운행 등으로 원아들 등원에 차질을 빚게 한 유치원 등은 편법 연기에 동참한 것으로 보고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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