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완전히 익힌', 김정은은 '덜 익힌' 스테이크 선호"
정상회담 메뉴담당 메트로폴호텔 총괄 주방장이 밝힌 두 정상의 음식 취향
"김위원장 전용요리사 2명, 직접 가져온 재료로 조리…알코올 면봉 소독"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스테이크는 완전히 익힌(well done) 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덜 익힌(rare) 채로"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두 정상의 만찬 메뉴를 준비했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의 총괄 주방장 폴 스마트가 밝힌 두 정상의 스테이크 취향이다.
3일 AFP 통신에 따르면 스마트는 이틀간의 정상회담 기간 김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 두 명과 함께 일했다.
정상회담 첫날인 27일 만찬의 전채(애피타이저)로는 새우 칵테일, 메인 메뉴로는 양념된 등심구이와 배속 김치가 나왔다.
스마트는 등심구이 취향과 관련, "김 위원장은 미디엄-레어(medium rare·약간 덜 익힌)에서 레어(rare·덜 익힌), 베리 레어(very rare·아주 덜 익힌)를 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웰 던(완전히 익힌)으로 했다"고 말했다.
스마트는 김 위원장의 이런 취향에 대해 음식의 질을 감상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정말로 음식을 먹고 음식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Kim) 이라고 불린 김 위원장의 두 전속 요리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값비싼 입맛'(expensive tastes)을 가지고 있다고 스마트는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은 캐비어(염장 철갑상어알)나 바닷가재와 같은 정말 호화로운(luxurious) 음식을 좋아한다. 푸아그라(거위 간)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메트로폴 호텔의 주방에서는 미국과 북한 양측이 각각 정상을 위한 음식을 준비했지만, 북한 요리사들은 스테이크용 고기를 포함해 모든 음식 재료를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에 실린 냉각된 금속 컨테이너에서 직접 가져왔다고 스마트는 전했다.
그는 "스테이크용 소고기는 아주 빨간 색이었다"면서 "일본의 와규처럼 소들도 북한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 메뉴가 나가기 전에는 양측에서 (안전을 위해) 정상들에게 제공될 음식을 미리 먹어보기도 했다고 스마트는 밝혔다.
스마트는 특히 북한 측 음식 재료들에 대해 "모든 것이 개별적으로 매우 위생적으로 포장 돼 있었다"고 언급하고, 특히 전용 요리사들에 대해서는 "조그만 알코올 면봉까지 가져와 칼과 도마 등을 닦아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새우 칵테일을 본 적이 없던 김 위원장 전용 요리사들은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 맛에 흥미를 느껴 스마트가 드레싱 요리법을 알려줬고, 그들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 만드는 법을 전수했다고 AFP는 전했다.
정상회담 둘째 날 오찬에서는 북측 요리사들이 사과 푸아그라 젤리 전채를 담당하게 돼 역시 자신들이 직접 공수해 온 재료들로 이를 만들었지만, 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회담이 결렬되면서 두 정상 모두 이 음식을 맛볼 수는 없었다.
메트로폴 호텔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기념, 양 정상 만찬 및 오찬 메뉴와 같은 음식을 호텔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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