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특별시' 청주 연고로 13년 만에 정규리그 제패한 KB
신인 박지수 선발하고 염윤아 FA 영입…기존 강아정과 절묘한 조화
안덕수 감독 지도력까지 사령탑-선수-팬 '삼위일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3일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여자프로농구 청주 KB는 6개 구단 가운데 가장 열띤 홈 팬들의 성원을 받아왔다.
KB의 연고지 충북 청주는 웬만한 남자 농구 경기장 못지않은 뜨거운 경기장 분위기로 유명하다.
정규리그 1위 다툼에 중요한 분수령이 됐던 2월 9일 아산 우리은행과 홈 경기에는 3천 300명 가까운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경기뿐 아니라 KB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 시작 전부터 매표소에 줄을 늘어선 팬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팬들의 응원 열기는 단연 최고지만 KB는 6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력이 없는 팀이기도 하다.
'여자농구 특별시'라는 자부심을 갖고도 우승 트로피가 없어 마음고생을 하던 KB는 일단 2018-2019시즌 정규리그 1위를 확정, 라이벌 우리은행의 6년 장기집권을 끝내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며 숙원을 풀 좋은 기회를 잡았다.
KB는 2011-2012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꾸준히 중상위권 성적을 이어왔다.
이런 KB가 본격적으로 우승 다툼에 뛰어들게 된 결정적 계기는 역시 '슈퍼 루키'로 불린 박지수(21)를 2016년 10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은 것이다.
당시 KB는 이전 시즌 정규리그 성적이 3위여서 1순위 지명권을 얻을 확률이 14.3%로 6개 팀 가운데 네 번째였지만 뜻밖에 1순위 지명권으로 박지수를 잡는 행운을 누렸다.
KB는 또 좋은 선수 영입에도 그동안 아낌없는 투자를 해왔다.
2008년에는 국가대표 포워드 변연하(은퇴)를 당시 최고 대우인 연봉 2억 3천만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고, 이후로도 2012년 정미란,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염윤아를 FA로 데려왔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로 영입한 카일라 쏜튼 역시 21.6점으로 득점 1위, 리바운드 9.9개로 5위 등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신인 드래프트와 외부 선수 영입 외에 기존 선수들의 육성에도 KB는 공을 들여왔다.
현재 KB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강아정을 비롯해 가드 심성영과 벤치 멤버인 김민정, 김진영, 김가은 등은 KB에서 선발해 키워낸 선수들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은 안덕수(45) 감독이 실천으로 옮겼다.
2016년 4월 KB 지휘봉을 잡은 안덕수 감독은 일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온 '일본통'으로 2007년부터 일본 여자농구 샹송화장품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2000년부터 한국 대학농구연맹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행정과 벤치 업무를 두루 경험한 안 감독은 특유의 젊은 리더십으로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며 2006년 여름리그 이후 1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구단에 선사했다.
구단과 선수단, 팬의 '삼위일체'로 오래 기다린 정규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은 KB는 이제 남은 과제인 통합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챔피언결정전 준비를 시작한다.
KB의 홈 경기장인 청주체육관에는 KB의 상징색인 노란색 바탕에 '기필코 우승이다! V1ctory STARS!'라고 쓰인 깃발이 내걸려 있다. 빅토리의 영어 철자를 'Victory'가 아닌 첫 우승을 뜻하는 'V1'을 포함한 'V1ctory'로 해놨을 정도로 간절한 KB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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