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 일본여성들 "유관순은 평화의 표상"…독립문까지 행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유관순 열사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여성이자 평화 정신의 표상입니다. 일본인들도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국내 거주 일본인 여성들로 구성된 '유관순 열사 정신선양 일본인회'(정신선양회) 회원 300여명은 3·1운동 100주년과 유관순 열사의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가서훈을 기념해 3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독립문까지 행진하는 행사를 열었다.
1991년 일본 오사카, 도쿄에서 유관순 열사의 평화 사상에 공감하는 일본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정신선양회는 이후 80여 차례에 걸쳐 일본 주요 도시에서 유관순 열사 추모 집회를 열어왔다.
이 단체는 또 2002년부터 한국에 시집온 일본인 여성들을 중심으로 매년 3·1절마다 서대문형무소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행진 전 서울역 앞에서 열린 대회사에서 우다 에츠코(64) 정신선양회 회장은 "유관순 열사의 삶은 대한민국만의 자랑이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는 참된 애국자의 본보기이며, 국가를 위기에서 구한 아시아의 잔다르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사는 우리 일본 여성들은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과거사에 깊이 반성하고, 한국과 일본이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 아시아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실현하는 선구자가 될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곽정현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고문은 축사에서 "그동안 유관순 열사의 서훈이 낮아 안타까웠는데, 여러분의 성원으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수여를 이뤄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받들어 평화통일을 이뤄내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격려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산하 비정부기구 천주평화연합(UPF) 문연아 대표도 "문화의 벽을 넘어서는 일은 쉽지 않지만, 한마음으로 함께 한다면 우리의 자녀 세대에는 하나 된 평화 세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서울역에서 독립문 앞까지 2㎞가량 행진한 뒤 독립공원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고 해산했다.
정신선양회 측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3월 한 달 동안 전국 각지에서 일본인 여성 총 1만여명이 참석하는 기념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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