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사립유치원 개학연기 동참 조짐…보육 대란 현실화 우려
한유총 광주지회 총회서 95% 개학연기 찬성
자율등원 형태로 돌봄 서비스 제공하는 방안 검토되는 듯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광주 상당수 사립유치원이 집단 개학연기에 동참할 조짐을 보여 새 학기 보육 대란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개학일을 하루 앞둔 시점까지 유치원 개학 여부를 알 수 없는 부모들은 애가 타들어 가는 상황이다.
3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광주에서 개학연기를 결정한 유치원은 1곳(LCI 수완유치원), 교육청 현황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유치원은 59곳이다.
전체 159개 유치원 가운데 37.7%가 개학을 연기했거나 여지를 둔 셈이다.
더욱이 지난 2일 한유총 광주지회 총회에서는 107개 유치원(9곳은 위임)이 참여한 투표에서 102곳(95.3%)이 개학연기에 찬성했다고 광주지회는 전했다.
무응답 유치원뿐 아니라 기존에 정상적으로 개학하겠다고 밝힌 유치원도 대거 방침을 바꿔 개학을 연기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일부 원장은 주변 유치원 또는 한유총 동향을 살피느라 결정을 주저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적으로 개학은 하지 않더라도 자율등원 형태로 유치원에 가는 원아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이 원장들 사이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내일 자녀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유치원생 부모 김모씨는 "교육청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무응답 유치원으로 분류돼 있는데 내일 아침 아이를 보내라는 말이냐, 보내지 말라는 말이냐"며 "사립유치원 측 주장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아이들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은 절대 공감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유치원들에 다시 전체 공지해 개학연기 여부를 묻기로 했다.
한유총 광주지회 차원에서 방침이 나오기 전에는 상당수 유치원이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유치원별 개학 여부는 이날 오후, 밤이 돼서야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교육청은 유아특수교육과에 상황실(062-380-3283∼7)을 가동해 긴급 돌봄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단설 유치원,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 유아교육 진흥원, 개학연기에 참여하지 않는 사립유치원, 여성가족부 아이 돌봄 서비스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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