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퍼 계약으로 다시 소환된 그 이름…보니야를 아시나요

입력 2019-03-03 07:00
하퍼 계약으로 다시 소환된 그 이름…보니야를 아시나요

뉴욕 메츠, 2001년 은퇴한 보니야에게 2035년까지 연봉 지급

역대 최악의 계약…"하퍼의 13년 계약, 보니야 넘을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브라이스 하퍼와 역대 최대 규모로 장기 계약하면서 이 선수의 이름이 다시 한번 회자하고 있다.

역대 최악의 계약 사례 주인공으로 꼽히는 바비 보니야(56)다.

뉴욕 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2일(한국시간) "하퍼의 13년 장기 계약을 두고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지만, 보니야의 위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비꼬았다.

1963년생인 보니야는 1986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했다.

그는 200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은퇴한 지 18년이 지난 지금도 뉴욕 메츠로부터 연봉을 받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계약 만료 시기는 무려 2035년이다.

보니야는 만 72세까지 매해 7월 1일에 약 119만 달러를 송금받는다.

야구팬들은 매년 7월 1일을 '보니야의 날'이라 칭하며 최악의 계약을 한 메츠 구단을 놀린다.

뉴욕 포스트는 "많은 팬은 2031년에 끝나는 하퍼의 계약을 우려하는데, 보니야와 비교하면 매우 안정적인 계약 조건"이라며 "보니야는 하퍼의 계약이 만료된 뒤에도 4년이나 더 연봉을 받는다"고 썼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계약이 성사된 건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보니야는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와 1997년부터 2000년까지 4년 2천330만 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보니야는 말린스에 머물지 못하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거쳐 1999년 메츠로 옮겼다. 메츠는 보니야의 계약을 승계했다.

보니야는 메츠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메츠는 1999년 보니야를 영입 1년 만에 방출했다.

당시 보니야의 FA 계약은 1년이 남은 상태였다. 메츠는 보니야에게 잔여 연봉 59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메츠는 10년 거치 25년 상환 방식으로 잔여 연봉을 지급하는 계약을 보니야 측과 따로 맺었다. 이게 돌이킬 수 없는 화근이 됐다.

당시 메츠는 무려 연이율 8%로 계산해 계약을 맺었다. 590만 달러의 잔여 연봉은 무려 2천975만 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었다.

당시 메츠 구단주인 프레드 윌폰은 월스트리트의 거물 버니 메이도프의 사업에 거액을 투자했고, 보니야에게 내줄 돈을 잠시 유보하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려 연이율을 8%나 잡았다.

하지만 수익은 올리지 못했고 보니야에게 줘야할 돈은 엄청나게 늘었다.

메츠는 2천975만 달러를 2011년부터 2035년까지 25년간 매년 7월 1일에 약 119만 달러씩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서에 사인했다.

결국 전직 메츠 수뇌부의 판단으로 현재 메츠 구단은 한참 전에 은퇴한 보니야에게 매년 십 수억원의 돈을 안기고 있다.

이런 어이없는 계약은 또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2010년 은퇴한 좌완 투수 마이크 햄프턴에게 지난해 12월까지 매년 190만 달러를 지급했다.

콜로라도는 2013년 은퇴한 토드 헬턴에게도 매년 130만 달러를 지급하고 있다. 그와의 계약은 2023년까지 계속된다.

cy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