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노란 나비 돼 일본군 사죄 끝까지 받으세요"

입력 2019-03-01 13:03
"어머니, 노란 나비 돼 일본군 사죄 끝까지 받으세요"

나눔의 집 '3·1절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 거행

(광주=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어머니, 노란 나비가 되어서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훨훨 날아 일본군 사죄 끝까지 받으세요.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3·1 운동 100주년인 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제1역사관 광장에서 '3·1절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는 지난해 영면한 하점연·김순옥 할머니의 약력 소개와 헌화로 시작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신위에는 현재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이옥선(92) 할머니가 가장 먼저 국화를 바쳤다.

이어진 유가족 추모사에서 2013년 타계한 최선순 할머니의 아들 왕상문씨는 직접 쓴 시를 낭독했다. 그는 최 할머니를 '당당한' 어머니로 기억하고 목이 멘 소리로 일본군의 사죄를 반드시 받으시라고 외쳐 주위를 숙연케 했다.

나눔의 집 대표이사 송월주 큰스님은 추모사에서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문제의 올바른 해결 방법은 피해자 할머니들이 원하는 데로 가해국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옥선 할머니의 내레이션으로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일상을 담은 영화 에움길(A long way around) 편집본도 상영됐다.

에움길을 만든 이승현 감독은 "우리들의 삶에 있어 깨달음을 준 할머니들의 성장드라마이고 영웅의 일대기"라고 소개했다.

나눔의 집은 다음 달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영화 에움길의 전체 분량(75분)을 무료 상영할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일본 음악인인 하타 슈지(기타)씨와 자이케 마사토(색소폰)씨의 공연도 마련됐다.

하타 슈지씨는 이옥선 할머니에게 사죄의 큰절을 올리고 "공연이 할머니들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추모제는 위령비 참배와 추모 나비 달기로 마무리됐다.

1992년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에는 현재 6명의 할머니가 생활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은 94세다.

c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