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이 준비한 영변 핵시설 폐기 범위 불분명"(종합)

입력 2019-03-01 17:37
수정 2019-03-02 00:03
폼페이오 "北이 준비한 영변 핵시설 폐기 범위 불분명"(종합)

"김정은이 해제요구한 제재는 안보리 결의안…그만큼 비핵화 이행 담보해 내야"

"대화 지속 희망…북미 양측, 대화 더 나눠가야 한다는 데 뜻 같이해"



(하노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일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과 관련, "그들이 내놓으려고 준비한 것의 전체 범위에 관해 여전히 전적으로 명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필리핀을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과 공동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문일답을 통해 "북한이 영변에 대해 꽤 광범위하게 하려고 했다"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날 새벽 심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이 유엔 제재의 일부, 즉,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포함한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 공동 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리 외무상이 북한이 '영변 핵시설 전체에 대한 영구적 폐기'를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해 광범위한 폐기를 준비하려고 한다면서도 정확한 그 범위에 대해선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리 외무상이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데 정확하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기본적으로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했다고 말했는데, 그것이 맞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으로 그들(북한)은 전면적 제재해제를 원했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비핵화 실행조치와 관련해 내놓은 제안이 국제적 경제제재 완화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범위라고 여겼다고 전했다.

그는 "이 제재들은 미국의 제재가 아니라 모든 국가가 찬성표를 던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따라서 이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국제적 요구이며, 우리는 대화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대화가 궁극적으로는 평화와 안정,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좋은 삶, 위협 감소와 비핵화된 북한으로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ABS-CB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과 관련, "무엇보다 나는 대화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며 "우리가 어제 자리를 뜰 때도 그런 기류였다. 북미 양측은 명백히 대화를 더 나눠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나는 우리가 거의 1년째 해온 대화를 지속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은 오래 걸리는 문제이자 아주 다루기 어려운 난제이다. 매우 복잡하다"며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희망했던 것만큼 멀리 가지 못했고, 북한도 똑같이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도 우리가 더 멀리 가길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일정 부분 진전을 이뤘다. 이는 전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 위원장이 해제해달라고 요청한 제재는 미국 제재가 아니라 모든 회원국이 찬성표를 던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라는 걸 기억하라"며 "우리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담보해 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이 완수될 때 안정화되고 평화로운 한반도와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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