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가계대출 금리, 예금은행의 4배…격차 더 확대
은행 주담대 등 금리는 하락…저축은행 대출금리는 상승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수현 기자 = 은행 문턱을 넘을 수 있는 고신용·고소득자들은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는 반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이용자들은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예금은행에서 새로 가계대출을 받은 경우 평균 금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1월 예금은행 가계대출(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금리는 연 3.58%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내렸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석 달 연속 하락하며 2017년 10월(3.51%)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고점이던 작년 5월(3.75%)에 비하면 0.17%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이 작년 11월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반대로 움직인 것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1월 연 3.12%로 2016년 11월(3.04%) 이래 가장 낮았다. 작년 5월(3.49%)에 비해선 0.37%포인트 떨어졌다. 신용대출금리도 4.57%로 전월보다 0.07%포인트 내렸다.
이는 주로 3년·5년 만기 은행채(AAA)가 하락한 영향이라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시사하고 한은 금리도 당분간 동결이 예상되자 채권시장에서 장기채 금리가 내렸다.
이에 따라 장기 은행채를 지표로 삼는 5년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가 변동금리 대출보다 낮아졌고, 고정금리 대출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41.5%로 2017년 4월(43.1%) 이후 최고였다.
결국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했지만 은행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우량차주는 금리 부담이 작아진 셈이다.
잔액기준으로는 이자 부담이 커졌지만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에겐 금리가 큰 걸림돌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그동안 금융불균형 해소 필요성 등을 들어 기준금리를 인상한 조처가 무색해 보이기도 하다.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며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나 금융안정이 우려된다는 점이 한은의 금리인상 주요 배경이었다.
반면 상호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두 달간 상승해 1월 연 14.73%로 올라섰다. 작년 8월(15.18%)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예금은행의 4.1배 수준이다. 작년 11월 3.9배에서 차이가 벌어졌다.
금리차는 11.2%포인트로 작년 8월(11.5%포인트) 이래 가장 커졌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19.27%로 작년 9월(19.32%) 이래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저축은행 이용자들은 은행에 비해 저신용자가 많다.
예보에 따르면 작년 4월 기준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에서 저신용자(7∼10등급) 대출금 비중은 4분의 1이다. 중신용자(4∼6등급)는 65.3%. 고신용자는 10.0%였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취약차주는 비은행 대출 비중이 65.5%에 달한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앙은행 금리 동결에 따른 은행 대출금리 하락 효과를 사정이 양호한 계층에서 누리게 됐다"며 "비은행은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수익을 올리기 위해 금리를 높이 매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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