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만해의 마지막 유마경·인간화된 신

입력 2019-02-28 18:21
[신간] 만해의 마지막 유마경·인간화된 신

팔레스티나에서 세계로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만해의 마지막 유마경 = 한용운 지음.

만해 한용운(1879~1944)은 말년인 1933년 불교 경전 '유마경'을 우리말로 번역하기 시작해 절반 분량을 육필원고로 남겼다.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한글 번역 경전이다.

이는 1940년 잡지 '불교'에 공개됐으나 2회 연재 후 중단됐다. 이후 육필원고는 '불교'에 연재된 부분을 제외하고 1973년 발간된 '한용운전집'에 실렸다. 만해가 왜 유마경을 선택했는지, 왜 번역이 중단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대승불교경전인 유마경은 유마거사라는 재가자가 설법 주체로 등장해 가르침을 전한다.

만해는 유마거사처럼 결혼을 하고 거사의 삶을 살았고, 고통받는 중생들과 함께했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이 점에서 유마경은 만해의 삶을 대변하는 성전으로 해석된다.

이 책은 '불교'에 연재된 부분과 한용운전집에 실린 미완의 한글 번역 경전을 묶었다.

어의운하. 336쪽. 1만5천원.



▲ 인간화된 신 = 레자 아슬란 지음. 강주헌 옮김.

인간에게는 본능적으로 신을 인간화하려는 욕망이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신과 인간의 관계를 풀어낸 책.

혁명가의 모습을 한 예수를 그린 논픽션 '젤롯' 등을 쓴 작가이자 종교인문학자인 저자가 이번에는 신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파헤친다.

저자는 인간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 신을 창조해냈으며, '인간화된 신'이 거의 모든 종교의 핵심을 이룬다고 주장한다.

신을 믿든 믿지 않든 간에 많은 사람이 신을 초인적 능력이 있는 인간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 본성의 좋은 점뿐만 아니라 탐욕, 편견, 폭력성과 같은 부정적인 속성까지 신에게 부여한다고 설명한다.

인류가 존재하기 시작한 이후 줄곧 종교가 선과 악의 원동력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는 같은 신에 대한 믿음이 어떤 사람에게는 사랑을, 어떤 사람에게는 증오를 자극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사람들이 신을 어떻게 인간화해왔는지 그 역사를 다루면서 '신은 모든 것' 혹은 '모든 것은 신'이라는 범신론을 을 화두로 던진다.

세종서적. 324쪽. 1만8천원.



▲ 팔레스티나에서 세계로 = 박태식 지음.

대한성공회 신부로 현재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예수의 가르침이 최초 교회로 어떻게 전달됐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교회가 예수의 가르침을 왜곡 없이 전달할 수 있었는지, 교회는 예수가 던져준 '하느님 나라'의 정신을 올바르게 받아냈는지, 교회는 예수의 가르침을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질문을 던지며 예수와 교회 사이의 연속성을 탐구한다.

들녘. 272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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