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올해 A형간염 1.6배 급증…"유행 대비해야"

입력 2019-03-02 08:00
[건강이 최고] 올해 A형간염 1.6배 급증…"유행 대비해야"

환자 22% 대전서 발생…보건당국 "예방접종하고, 개인위생 철저히"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올해 들어 A형 간염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2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포털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발생한 A형 간염 환자(2월 27일 기준)는 총 95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577명보다 1.64배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A형 간염 환자 수 2천451명의 38.8%에 달하는 수치다.

월별로 봐도 지난해 12월 204명 발생에 그쳤던 A형 간염 환자가 올해 들어 1월 431명, 2월 521명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월 환자 수가 500명을 넘어선 것은 A형 간염 전수 신고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최대치다.

지역별로는 대전에서 A형 간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집계된 전체 환자의 21.9%(209명)가 대전에 몰렸다.

국내 A형 간염은 2014년 1천307명, 2015년 1천804명으로 안정세를 보이다가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4천609명, 4천419명으로 크게 유행한 뒤 2018년에는 2천451명으로 다소 주춤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환자 급증세에다 통상 A형 간염 발생이 많은 봄철에 접어든 만큼 올해 재유행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 감염이 부르는 급성 염증성 간 질환으로, 주로 오염된 손과 물, 음식, 소변, 대변 등을 통해 사람의 입을 거쳐 감염된다. 주사기나 혈액제제, 성접촉 등도 감염 경로다. 전염성이 강해 직장, 학교 등 단체 생활공간에서 감염 위험이 큰 편이다.

증상으로는 감염된 후 15∼5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두통, 권태감, 식욕부진,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초기에는 감기, 몸살, 장염 등으로 오해하기 쉽다. 상당수는 질병 후반기에 나타나는 황달이나 소변 색의 변화를 보고서야 병원을 찾는다.

A형 간염은 어린이보다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한 달 이상의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만성 간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특히 최근에는 발생 연령대에 변화가 생겨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가장 취약한 연령대로 꼽힌다.

신현필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 간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어린이나 젊은 층은 백신 접종으로 면역력을 획득했지만, 40대는 A형 간염 항체가 있을 것으로 안심한 나머지 백신 접종을 잘 하지 않은 게 감염에 취약해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실제로 2010년 이전에는 20대 환자가 40대 환자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40대 환자의 비중이 20대 환자보다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A형 간염을 예방하려면 날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오래된 어패류 등의 섭취를 삼가고 물은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한다. 또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흐르는 물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A형 간염은 아직 특별한 치료제가 없고, 백신 접종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백신의 경우 한 번 접종한 다음 6∼12개월 후 추가 접종하면 95%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환자와 접촉한 후 2주 안에만 백신을 접종해도 발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대전·충남지역의 A형 간염 환자 발생이 두드러져 관할 지자체에 역학조사 강화를 요청한 상태"라며 "국민들도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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