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베트남 식당들, '정상회담 마케팅' 분주

입력 2019-02-28 13:25
[하노이 담판] 베트남 식당들, '정상회담 마케팅' 분주

2016년 '분짜 오바마'처럼 김 위원장 등 VIP 방문 기대

베트남 정부, '베트남 음식' 전 세계에 알릴 호기로 여겨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의 식당들이 '정상회담 마케팅'으로 분주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하노이 식당 주인들은 지난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만들어낸 '분짜 오바마' 효과를 기대하면서 이번 회담에서도 김 위원장 등 VIP들이 자신들의 식당을 방문하길 바라고 있다.

2016년 베트남을 방문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의 유명 셰프와 함께 하노이 현지 식당인 '분짜 흐엉 리엔'에서 맥주와 분짜를 곁들인 식사를 했고, 이는 외신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졌다.

분짜는 쌀국수를 숯불로 구운 돼지고기 완자가 들어간 국물에 찍어 먹는 베트남의 전통 음식이다.

당시 두 사람이 먹은 음식은 6달러(약 7천100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이 식당은 '분짜 오바마'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고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분짜 오바마'가 재현되길 바라는 하노이의 식당 주인 팜 띠안 뚜옛은 북한 최고 지도자에게 베트남 음식을 대접한 첫 번째 셰프가 되길 기대한다.

그는 2017년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수석 셰프로서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게 음식을 제공한 저명 요리사다.

뚜옛은 "김 위원장이 온다면 자랑스러울 것"이라며 "나의 대표 메뉴인 '허니 로스티드 치킨'을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도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세계인들에게 베트남 요리를 알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응우옌 쑤언 픅 총리는 "베트남 음식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정상회담을 취재하는 해외 언론인들에게 쌀국수, 스프링 롤 등 유명 베트남 전통 음식을 대접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프레스센터에서는 외신 기자들을 위해 베트남 음식 등으로 이뤄진 푸짐한 뷔페가 제공되기도 했다.

프레스센터에서 제공된 음식에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길 기원하는 뜻에서 한국의 제과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마련한 음식이 제공되기도 했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베트남에서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노이 식당들은 북미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특별한 마케팅으로 손님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노이의 피자가게 '피자 홈'은 '도 낭 쭝'이나 '킴 쫑 안'처럼 '트럼프', '김정은'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손님에게 무료로 피자를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북·미 정상과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도 무료로 파이를 제공한다.

이번 이벤트를 시작한 후 무료 파이를 받은 사람은 288명에 달하며, 이 가게의 매출은 2배로 늘어났다.

이 가게의 황 퉁 대표는 "이번 정상회담은 평화를 위한 회담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며 "사람들이 이번 회담을 더욱 친밀하고 재미있게 즐기도록 하고자 이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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